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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장

'김씨 집안의 장녀?' '너무 늦었어.' 그녀는 이제 그런 것이 대수롭지 않았다. 오늘 여기까지 온 것도 단지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김수지는 그들이 아이들에게 상냥한 조부모님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보아하니, 그건 단지 그녀의 희망 사항이었다. "전 그런 거 상관없어요." 김수지가 차갑게 말했다. "더 할 얘기 없으면 저 먼저 일어날게요." 김병호는 불안한 마음에 곧바로 일어나 김수지를 막아섰다. "팡씨 가문이 마음에 안 드는 게냐?" 그 노인네는 말할 것도 없고, 팡롱이나 팡씨 가문의 뛰어난 후손 중의 한 명이라고 해도 결코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팡씨 가문에 대해 알 수 없는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그 성씨를 듣기만 해도 공장에서 그녀를 보던 팡롱의 눈빛과, 더불어 박민혁의 매정함까지 떠올랐다. "저는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이혼을 거부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 김병호도 더 이상 자상한 표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김수지! 좋은 말로 할 때 순순히 내 말을 따라!" 김수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제가 재혼하지 않는 것이, 지금 이혼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김수지는 어이가 없어 되물었다.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김수지는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제야 알겠네요. 제가 박민혁과 이혼하기 싫어한다고 수연이가 방법을 찾아보라고 하던가요?" 그녀가 핵심을 찌르자 김병호도 입을 다물었다. 그는 김수지가 이렇게 똑똑할 줄은 몰랐다. "만약 박민혁이 이혼을 미루며 저를 놓아주지 않는 거라면요?" 그녀는 김병호를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럴 리가 없어!' 김병호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우리 집안이 박씨 가문으로부터 수년 동안 보조금과 은혜를 받아 온 것도 수연이 덕분인데, 박민혁이 너랑 이혼하고 수연이랑 결혼하는 것을 마다할 리가 없어." 즉 김수연이 갑자기 사라지지 않았다면, 김수지가 박민혁과 결혼할 일은 없었을 거라는 뜻이었다! 김병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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