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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장

병실에는 침대가 한 개밖에 없었다. 김수연은 이에 신이 났다. 지난 이틀 동안 완료하지 못한 일을 오늘 마침내 완수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는 아주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심지어 허벅지와 팔의 상처를 피해서 어떻게 움직일지 계획까지 세웠다. 너무나 후회했다. 오늘 밤 같은 침대에서 잘 기회가 있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자신을 세게 찌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민혁은 그녀가 생각하는 동안 이미 방을 나갔다. 하지만 빌라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본 것은 김수지가 1층에 앉아 우유를 마시는 모습이었다. 긴 머리는 늘어트리고 있었고, 입가에는 미처 닦지 못한 우유 자국이 묻어있어 마치 한 마리의 게으른 고양이 같았다. 그녀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녀는 심지어 우유를 데워서 위에 생긴 막을 피해 천천히 식히며 마시고 있었다. 그녀를 위해 접대 행사에 참석한 김수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이기적인! 박민혁은 경멸과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직설적으로 말했다. "왜 회사의 요구에 따라 접대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거야?" 올 것이 왔구나. 박민혁은 정말로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따져 물었지만 만약 그녀가 그 접대에 참석했다면 어땠을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그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으니 그녀가 어떻게 되든 그는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김수연의 일에 있어서만 화를 냈다. 김수지는 조롱하는 듯한 표정으로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평소에는 온화하고 촉촉했던 갈색의 눈도 이 순간은 약간의 공격 태세를 갖추고 경멸을 내비쳤다. 박민혁의 눈에 담긴 경멸은 훨씬 더 강했다. 그녀는 침착하게 말했다. "내가 거기 가면 김수연이 자신을 선보일 기회가 없을 테니까요." 그녀는 그저 자신의 진심을 말했다. 김수지가 회사를 떠나 시간에 맞춰 호텔에 가려고 여러 차례 자리를 옮겨 택시를 잡았지만 끝내 잡을 수 없었다. 마침내 한 대의 택시가 그녀 앞 길가에 멈춰 섰으나, 그녀가 차에 오르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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