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장
김수연은 자신이 김수지의 디자인을 표절한 걸 들키지 않기 위해 김수지가 전에 그린 원고를 모두 찾아본 후에야 디자인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펜을 잡기만 하면 도저히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머릿속으로 디자인한 것과 실제로 그린 건 천차만별이었다.
이번 디자인은 김수연의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김수연은 생각할수록 불안해져 아예 기회를 찾아 박민혁에게 김수지의 진행 상황을 물었다.
그 결과 자신보다 훨씬 느리고, 아직까지 디자인 도면을 그릴 생각조차 없다는 소식을 들었다.
'설마 김수지도 아이디어가 소진됐나?'
필경 김수연이 김씨 집안에서 이 원고를 발견한 것도 이미 3년이나 지났다.
이 3년 동안 김수지가 박민혁에게 억눌려 재능을 모두 잃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디자인 대결은 김수지가 제안한 거잖아. 이렇게 멍청하고 자신감이 없는 일을 할 수 있을까?'
대치 상태를 나흘동안 이어갔지만, 김수지 쪽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반면 김수연은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과감하게 디자인 도면을 그리기 시작했다.
'박민혁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 다행이야. 최종 디자인 도면도 꽤 괜찮게 나왔고, 스타일도 김수지 이전 작품과 유사한데 이 상황에서 내가 적반하장이라는 판정이 나올 수가 없을 거야!'
디자인 초안을 완성한 후 박민혁의 치수를 재고, 마감일 이전에 옷을 완제품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때 가서 디자인 시안과 의상을 함께 전시해야 하니 김수연은 조금도 지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김수지는 김수연이 박민혁의 치수를 측정한 직후 별장으로 찾아왔다.
김수지는 이 몽턴 별장에서 3년 동안 살았지만,
지금 이곳에 다시 들어오니 너무 낯설었다.
지금 이곳에는 김수지의 물건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김수지는 그제야 할머니가 왜 모든 것을 새 걸로 준비해 줬는지 이해했다.
알고 보니 박민혁은 김수지의 소지품을 하나도 용납할 수 없어 이미 오래전에 깨끗하게 처리해 버렸다.
마치 자신처럼
바로 버려버렸다.
박민혁은 다시 찾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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