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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아뇨, 민혁씨도 지금...... " 전화기 한측에서는 조마조마한 듯 한마디 한마디를 따져보듯 했지만 사실 기대와 기쁨이 더 컸다. "내가 그리워 한 만큼, 민혁씨도 저를 보고 싶어요? " 박민혁은 덤덤하게 응수했다. 김수연은 눈에 띄게 기분좋아졌다. "낮에 언니때문에 사람때리고 엄마 혼냈을때...... 민혁씨가 다시는 나에게 연락하지 않을줄 알았죠. " 박민혁은 고개 숙여 진영이 방금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였다. 김수지를 김씨 집안으로 이끈 자는 바로 김수연이었다. 비록 빈 번호처리등 손을 썼지만, 박민혁쪽에는 이를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어 김수지가 김씨 집안에 나타난 후 바로 김수연의 수작임이 드러났다. 훤히 보이는데 뭘 확인하려고 전화한걸까? "바보. " 담배 불빛이 무표정한 남자의 얼굴을 지나, 눈빛속의 차디찬 소외를 전했다. "헛생각 하지 마. " 잠시 머문 후 그는 "내일 저녁 같이 해. 기사 보낼게. " 라고 말했다. 그녀가 김수지에게 한 짓은 그냥 넘어가기로 맘먹었다. 아마 그의 이혼이 확실치 않아 김수연을 불안하게 했을듯 했다. 그녀에게 빚진 바가 있으니, 일단 내버려 두기로 했다. ...... 다음날 김수지는 어젯밤 침실로 돌아가지 않았다. 지금은 박민혁 얼굴 조차 보기 싫어서다. 꽃가게에서 돌아온 후 그녀는 객실에만 머물러 있었다. 오늘 깨어나 이혼 서약을 받으러 다시 찾아갔더니, 그이는 이미 집을 떠나있었다. 밥상에는 그녀가 익숙해온 사랑의 아침상도 자취를 감추었다. 박민혁...... 사람도 마음도 이제는 여기 없는 거구나. 뭐라도 해서 관심을 돌리려고, 김수지는 친구인 안소희에게 쇼핑을 요청했다. 둘은 SK지하일층에서 여러가지 간식을 만끽한 후 이층의 여성양복가게로 이동했다. "여기 패션은 캐주얼하니 좀 헐렁한 걸로 두 세벌 살가? 편하게 입을 수 있잖아. " 안소희는 그녀를 드레스가게로 끌어들였다. "내가 연예인 사진 많이 찍잖아, 사복으로 여기 브랜드가 많더라, 분명 좋을거야." 파파라치로서 업계 최고의 명성을 가진 안소희, 그녀의 안광을 믿는 김수지는 "그럼 가보자." 라고 흥쾌했다. 과연 패션 디자인이 유니크하고 훌륭했다. 여러벌이 연속 김수지의 눈에 들었다. 그 중 흰 바탕에 검은 꽃무늬의 긴팔 드레스가 가장 맘에 들었다. 허리쪽 디자인이 여지를 두어 편했고 허리 뒷부분은 리본장식으로 한결 가뿐함을 더해 주었다. "이거 시착해 볼수 있을가요." 김수지가 점원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와 안소희가 여러번 시착을 원해도 부응이 없더니 컨시어지가 마지못해 다가왔다. "이 드레스 가격은 십팔만 팔천입니다. 시착을 원인으로 더러워지거나 옷에 흠집이 생길시, 시착하신 분이 꼭 구입하셔야 합니다. 알겠어요? " 컨시어지는 찬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더니 오만하게 말했다. 이렇게 대놓고 푸대접을 하다니, 안소희는 이제서야 자기와 김수지가 가난해 보여 무시당한다는 걸 알아챘다. "십팔만팔천이면 왜요? 가게를 통채로 산다고 해도, 우리 미스 김은 가능하지! " "큰 소리는 잘하네요." 컨시어지는 기가 차서 눈 흰자위를 번득일 지경이였다. 안소희가 더 쟁론하려고 하니, 그녀는 무전기에 몇마디 중얼하더니 그 드레스를 들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안소희: "...... 신상 가지러 가는 거예요? " "아냐. " 김수지가 대신 답했다. "이 가게 모든 옷은 한 벌뿐이야, 우리에게 주지 않는걸 보니 아마 다른 손님한테 가져갔을거야. " 아니나 다를까 돌아온 컨시어지는 손이 텅 텅 비여있었다. 심지어 짜증스럽게 노려보더니 "허풍쟁이손님들, 할 일 없으면 빨리 나가주세요. 우리가게 체면에 영향 없도록. " 라고 조롱스레 말했다. 김수지는 이제서야 알아차렸다, 이토록 조롱받는 이유는 아마도 그들이 저렴음식터인 지하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안소희는 화가 나, "왜 사람을 모욕하고 있죠?! " 라고 소리쳤다. "모욕? 포장마차나 사먹는 자가 감히 어디, 여기 가게를 통채로 사겠다고? 흥, 허풍 치지마세요, 가게 제일 싸구려도 사지 못하는 주제에. " "누가 허풍을 쳐?! " 안소희는 김수지를 와락 당겼다. "얘는 박민혁회장 부인이예요, 이래도 안돼요?! " "풋!" 이번에는 컨시어지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같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 뻔뻔하군요. 어떤 신분인데 감히 입에 대다니, 정말 우리가 회장부인을 만나보지 못한 줄 아나보는데, 어쩌죠, 방금 박회장님과 함께 그 드레스를 사가셨는데요. 더구나 부인한테 다른 스타일의 드레스를 십여벌을 추가로 사주셨구요. " 그쪽이 박회장 부인이라면 왜 혼자 오신거죠? "정말 웃기시네. 장난하지 마세요. " 박민혁이 그녀와 함께 쇼핑을 오다니, 안소희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예전에 김수지가 아무리 애원해도 이런 자질구레한 일에는 응해주지 않아 지금까지 자기가 임무로 여겨왔는데 지금...... 그는 쇼핑동반할 뿐만 아니라 친절하게 여벌 사주며 생색까지 내고 있으니 말이다...... 안소희는 난처해하며 김수지를 힐끗 둘러보았다. "수지야,...... 나...... 박민혁이 여기에 여자를 데리고 올줄 몰랐어...... " "괜찮아. " 김수지는 그녀를 끌고 가게밖으로 나가면서 점원에게 인사했다. "사지않기로 했어요. 감사해요. " "수지야...... 너 웃지 마. " 안소희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차라리 우는 게 나아. " 소희를 편하게 해주려고 김수지가 더 반박하려고 하던 찰나, 선 자리의 정대각인 일층 액세서리 가게에 두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여자는 이미 방금 구입한 흰 바탕 검은 무늬 드레스로 갈아입고 있었다. 뒷모습을 보면 갸느다란 목에 머리칼은 돌돌 말아서 큼직하게 머리위에 고정하고 있어 어릴적부터 애지중지 사랑받으며 자란듯해 박민혁과 어울려 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두사람은 너무나 걸맞는 연인의 모습이였다. 김수지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돌아서,소희에게 "나 피곤해. " 라고 말했다. 귀티나는 그녀에 비하면, 몇 년 동안 겪은 힘든 세월도 있고, 힘든 삶의 낙인은 지울래야 지울수 없다는걸 수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 여자처럼 귀한 모습 안락한 기질은 배울 수가 없는거였다. 그녀의 뒷모습만 보고, 김수지는 벌써 저항없이 투항하고 싶어졌다. "안돼. " 안소희는 쉽게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너 지금 임신초기인데, 기분조절이 너무 중요해. " 소희는 애틋하게 수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맛나는거 먹을까? 아는 맛집 있는데. " 안소희는 스타촬영을 위해 일년 내내 강남의 거리를 누비다보니, 그녀 추천이라면 분명 맛집일 것이다. 임신한 후 김수지는 박가에서 입덧을 참아 주위의 시선을 피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점점 더까다로워지는 자신의 입맛도 숨겨야 했다. 더구나 안소희의 추천이라니 귀가 더 솔깃해졌다. "좋아, 그럼 시원하게 먹어주자! " 안소희도 박수쳤다. "그래! 그 개같은 연놈들을 먹이로 삼아 한입에 베어 물자! " 두사람은 손잡고 SK를 걸어나와 백메터가량 걷더니, 요리조리 꼬불거리는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너를 너무 힘들게 하면 안돼. " 안소희는 간판이 거의 떨어질듯한 작은 식당을 가리키며 김수지에게 말했다. "먼저 이 집부터 먹자. " 입소문으로만 손님을 받는 이런 작은 맛집이라면, 박민혁이랑 부딛칠 일이 없겠지, 김수지는 만족스레 답했다.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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