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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그녀가 어떻게 그의 침실에 있을 수 있지? 부소경의 눈동자에는 피에 굶주린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 그녀와의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그는 부 어르신 부태성의 긴급 전화를 받고 돌아갔다. 부 어르신은 올해 96세로 부 씨 권력자 자리에서 물러난 지 거의 40년이 지났지만, 어르신은 부씨 집안에서 여전히 권위 있는 존재였고, 임금과도 같았다. 한 달 전, 부소경이 F그룹을 장악하고 모든 복병을 제거했을 때, 부 어르신은 그에게 이렇게 명령을 내렸다. "경아, 네가 모든 방해를 제거했으니 남이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해치지. 만약 네하 할아버지 말을 지킨다면, 난 앞으로 절대 네 일을 묻지 않으마." 부태성은 반강제로 그에게 간청했고, 부소경은 냉담한 표정을 짧게 "네."라며 대답했다. F그룹을 집권을 한  두달이나 지났는데 어르신은 그에게 한 번도 묻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그와 신세희의 약혼식이 끝나자마자 어머니를 병원에 채 모셔다 드리기도 전에 어르신이 그를 불러냈다. 부소경은 어르신이 그의 결혼 소식을 들어서 부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고택에 도착해서 보니 둘째 고모댁의 사촌동생인 조의찬이 어르신께 도움을 청한 것이었다. "경아, 넌 분명 다시는 남아있는 사람들을 제거하지 않겠다고 나와 약속하지 않았니." 부 어르신이 말했다. 이 서출의 손자가 얼마나 악랄한 사람인지 부태성은 두 달 전에 이미 본 적이 있다. "넷째 형님......전 정말 그 여자가 형님 여자인지 몰랐어요. 그 사람이 누더기 옷을 입고 공사장에서 벽돌을 옮기는 걸 보고는 시골의 가엾은 처녀인 줄 알았는데......제발 절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조의찬은 두 다리를 덜덜 떨고 이빨을 꽉 깨물며 혀도 제대로 피지 못했다. 외할아버지를 방패 삼는다 해도 부소경이 당장 여기서 그를 죽이지 않을 거라는 확신도 없었다. 부소경의 여자를 상대로 그런 몰상식한 생각을 하다니, 그야말로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 부소경은 조의찬을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의찬아, 앞으로 고모부와 고모를 도와 회사를 잘 꾸려나가야 한다. 어린 나이부터 여자들한테 빠져 살면, 몸이 남아나질 않을거야." 사촌 형의 말은 차갑고 엄숙했으며, 조의찬은 그의 말 뜻을 알아챘다. 그는 감격에 머지 않아 부소경에게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저를 죽이지 않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경아, 의찬이 입에서 나온 그 여자는 무슨 일인거지?" 부 어르신이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나는 네 일에 상관하지는 못하지만, 아무 여자나 집에 데리고 오는 건 절대 안 돼! 네가 장가들려는 여자는 집에 데려와서 가족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니?" "그 여자는 우리 어머니 임종 전의 위안입니다." 부소경이 어르신께 사실대로 말했다. "네 엄마의 뒷일을 처리하면, 그 여자는 깨끗이 처리해야 할 거야." 부 어르신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고, 부소경은 "네."라며 짧게 대답했다. "네 할머니는 너를 한 달 넘게 보지 못했어, 그러니 집에 남아서 밥이라도 한 끼 먹고 가거라!" 부 어르신이 매우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부소경은 식사 도중 신세희가 보낸 문자를 받고 그제야 그녀가 아직 중식당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의 보좌관에게 그녀를 데리러 오라고 시켰다. 하지만, 그녀가 그의 침실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의 침실은 응접실이기도 했고, 안에는 서재와 큰 테라스도 연결되어 있었다. 응접실 안에는 기구가 많아 무단으로 침입해서 아무 물건이나 처음으로 만지면 경고음이 울리게 되어 있었고, 두 번째로 만지면 죽음을 면치 못했다. 또 침실 문은 일반 문과 반대로 설치돼 있어 낯선 사람이 밖에서 들어오려고 하면 쉽게 밀쳐서 들어올 수는 있었지만, 나갈때는 마음대로 나가지 못했다. 한 마디로 독 안에 든 쥐였다. 이 여자는 그에게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거지? 그가 집에 없는 틈을 타서 감히 그의 침실에 들어오다니? 정말 매번 그녀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된다. 부소경은 신세희 앞에 쭈그리고 앉아 차가운 시선으로 그ㅕ를 바라보았다. 신세희는 구석에 웅크리고 아직까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그 드레스는 앞뒤로 조금 파인 브이넥이 그녀의 아름다운 등을 보일듯 말듯 하게 했고, 너무 마른 탓에 등에 있는 날개뼈가 선명히 보였다. 단발머리는 그녀의 날씬한 목덜미를 더욱 돋보이게 했으며, 그녀는 반쯤 엎드린 자세를 하고 있었기에 뒷덜미가 드러나 등과 함께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다. 게다가 허리에 있는 X자 모양 디자인은 그녀의 허리를 더 세게 잡아당겨서 가뜩이나 얇은 허리를 더욱 조였고, 부소경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손을 펼쳐 보았고 아마 두 손으로 그녀의 작은 허리를 조여도 여유가 있어 보였다. 두 손으로 무릎을 껴안고 손등에 턱을 괴고 눈가에는 눈물을 머금은 채 잠든 그녀의 모습은, 그녀가 깨어있을 때처럼 침착하지 않았다. 오히려 덤벙대는 어린 아이 같았다. 반짝이는 눈물, 흐트러진 속눈썹과 찡그린 미간은 모두 그녀의 두려움을 나타냈다. 부소경은 한 달 전 밤, 임서아가 나타내보인 몸짓을 떠올렸다. 부소경의 튀어나온 목젖이 굴려지며, 문득 그녀가 임서아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냈다. 그녀는 그가 집에 없는 틈을 타서 그의 침실에 들어와 죽음을 자처하고 있는 여자였다. 부소경은 서슴없이 큰 손을 들어 신세희의 턱을 세게 쥐어 강제로 고개를 들게 했다. 신세희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그녀는 부모를 여의고 무일푼이며, 또 한 무리의 악당들에게 쫓기고 있다. "제발 저 좀 풀어주시면 안 되나요? 아이를 낳게 해 주고, 좋은 사람을 찾아 입양해 준 뒤 다시 나를 죽여요, 제발......" 그녀는 상대방에게 애걸했고, 상대방은 그녀를 향해 음산하게 웃기만 하며 차근차근 그녀를 핍박했다. 신세희가 절망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 그녀는 우두머리 악당들에 의해 벼랑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아......" 신세희는 고통스럽게 잠에서 깨어났다. 깨어나 보니 부소경의 차갑고 사나운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말해! 왜 내 방에 들어온 거지?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 부소경이 그녀에게 물었고, 그녀는 그에게 잡힌 것이 매우 아파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녀는 놀라서 그의 말에 대답했다. "난......당신 어머니가 주신 그 팔찌가 비싸서 거실에 놓을 수가 없어서......문을 두드려 돌려드리려고 했는데......그래서 문을 두드리자 문이 혼자 열려서......그저......" 잠들기 전에 신세희는 자신이 오늘 틀림없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녀의 가슴은 매우 쓰라렸다. 하지만 그녀는 도대체 무엇을 잘못 한 거지? 8년 동안 남에게 얹혀살아야 하고, 죄를 뒤집어써야 하며 누명을 써야 하고, 잘못되어 아이를 낳게 된 것은 비록 치욕의 결과이긴 하지만, 자신의 유일한 가족이기도 했다. 그녀는 아기를 낳아 아기에게 의지하고 싶어했지만 하늘은 그녀에게 이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걸까? 신세희는 절망적으로 부소정을 바라보다가 원래 애처롭고 무력했던 작은 얼굴이 갑자기 예전처럼 쓸쓸하고 무미건조하게 변하며 그에게 무덤덤하게 말했다. "마음대로 하세요." 그러자 부소경은 오히려 그녀의 턱을 잡고 있던 손을 풀며, 몸을 구부려 그녀를 가로 질러 허리를 잡아당겼다. 그녀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생각지도 못한 채 두 손으로 그의 목덜미를 감쌌다. 부소경의 입술이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왔다. 신세희는 좋은 담배 냄새를 맡았고, 그녀는 순간 얼굴이 빨개져서, 두 손으로 무의식적으로 그를 거절했다.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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