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강하연, 분명 당신이 깨뜨린 거잖아! 게다가 그 팔찌는 나한테 선물한 거야!" "훈이도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당신이 뭔데 나한테 배상하라고 하는 거야? 배씨 가문에서 당신이 번 돈이 있기나 해?" 여진아는 미친 듯이 나한테 소리 질렀는데 정말 긴장해 보였다. 나는 어깨를 들썩였다. "그럼 배씨 가문에서 신고할 거니까 기다려." 어차피 신고하든 안 하든 나한테는 상관없었지만 그녀를 겁먹게만 할 수 있어도 난 만족했다. 신고하겠다는 말을 듣자 여진아는 낯빛이 변했다. 액세서리는 원래 나한테 선물한 거였기에 그녀가 훔친 건 그렇다고 쳐도, 깨뜨리기까지 했으니 죄명이 대단할 것이었다. 게다가 그날 배씨 가문 사람들도 현장에 있었으니 어떻게라도 넘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배지훈이 따지지 않으면 그녀는 무사할 거였다. 그녀도 그걸 알고 있었기에 불쌍하게 배지훈을 쳐다보았다. "훈아, 난 회사를 위해서 그런 거야, 강하연 씨가 디자인 디렉터인데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게다가 회사의 기밀 문건을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데, 누설이라도 하면 어떡해?" 그녀는 팔찌에 관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똑똑하네.' "여진아 씨가 정말 잘 뒤집어씌우네요, 배씨 가문 팔찌를 깨뜨린 것도 인정하지 않더니, 지금은 또 하연이를 모함하네요." 문현수가 팀을 데리고 걸어왔고 어린 팀원들이 날 보더니 열정적으로 인사했다. 문현수는 불만에 차서 여진아와 배지훈을 쳐다보았다. "이혼하지 않았으니, 배지훈의 돈의 절반이 부부 공동 소유인데, 왜 배상하라고 못 하죠?" "하연이가 아직 배성 그룹 대표 사모님이고, 배씨 가문이 하연이 집인데, 하연이가 왜 자기 집 기밀을 누설하겠어요?" 여진아의 옆에 있던 동료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 만약 다른 회사 디자인 디렉터라면 기밀을 누설할 수도 있었지만 배성 그룹의 사모님은 정말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내가 배지훈이랑 사이가 안 좋지만, 왜 돈을 싫어하겠어?' 여진아는 자기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자 억울해서 배지훈을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