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장 돈 배상하는 거 잊지 마

하룻밤 동안 우리는 별로 자지 못했다. 구연서의 디자인은 확실히 괜찮았고 아이디어가 좋았고 친환경적이었다. 하지만 뭐가 문제였는지 디자인이 문제가 생긴 거였다. 나는 마지막에 처음부터 다시 검사해서야 문제점을 찾았다. "이것 봐봐, 네가 고친 거 아니지? 사이즈가 조금 모자라잖아." 구연서는 안경을 밀었고 눈을 게슴츠레 뜨고 보더니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 "아니야, 누가 내 디자인 고친 거야, 그래서 데이터가 이상했던 거야!" "분명 누가 내가 없는 틈을 타 서류를 고친 거야, 그래서 내가 처음 서류를 찾을 수 없었던 거야, 난 내가 실수로 지운 줄 알았거든." 나는 아까 그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누가 그랬는지 찾을 시간도 없었다. 그녀는 다시 데이터를 정리했고 나는 옆에서 도와주었다. 몇 시간 노력해서야 결국 모든 서류를 해결했고 서서히 날이 밝아왔다. 구연서는 쉰목소리로 나를 끌어안았다. "하연아, 너 없었으면 나 죽었어, 네가 내 생명의 은인이야, 부모님이야!" "은인은 받아줄 수 있는데, 부모님은 됐어, 난 그렇게 엄마가 되고 싶지 않거든." 나는 그녀의 머리를 만졌는데 그녀가 씩씩거리며 손을 때렸다. 너무 급했고 화가 나서 그녀는 거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도 하룻밤 자지 못해서 머리가 아파 회사에 휴가를 신청했다. 요즘 왜인지 배지훈이 일부러 내가 회사 일에 참여 못 하게 하는지 디자인팀이 많이 한가해졌다. 하지만 구연서는 나보다 심각했다. 그녀는 다리가 나른해서 일어날 수 없었지만 입찰 회의에 안 갈 수가 없었다. 우리 두 사람이 상의해 본 결과, 그녀는 결국 은인인 나를 보내려고 했다. "어차피 네가 휴가 신청했으니까 나 도와줘." "내가 네 조수할게, 분명 문제없을 거야, 네가 충분히 똑똑하니까." 그가 메인 디자이너였고 다른 사람은 프로젝트 내용을 잘 몰랐기에 그녀도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했다. 그녀의 쉰 소리가 너무 듣기 거북했고 워커 홀릭인 그녀의 얼굴과 정말 어울리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내가 프로젝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