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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단서

나는 택시에서 내려 바로 커피숍으로 달려갔다. 구연서는 이미 울어서 눈이 새빨개졌고 더듬거리며 상황을 말했다. 오늘 입찰 되고 나서 그녀의 동료가 그녀한테 누군가 그녀를 대신할 거라고 몰래 말해주었다. 사장님은 모든 게 제대로 된 다음에 자기 처남으로 교체하려 했었다, 그러면 구연서가 배당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배당금이 적어도 1억 4천만이야, 1억 4천! 너무 괘씸해." "그때 날 달콤한 말로 꼬셔놓고 이렇게 나한테 덫을 놓을 줄 몰랐어!" 그녀는 계속 울먹거렸기에 목소리가 더 쉬었다. 나는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물었다. "기밀 디자인도 가져갔어?" 디자인팀의 서류들은 모두 기밀이었고, 그녀가 나를 완전히 믿긴 해도, 어제 많은 극비 재료들은 혼자 반복적으로 확인했다. 정말 핵심적인 디자이너가 아니고서는 이런 자료를 가질 수가 없었다. 구연서는 분노에 차서 테이블을 내리쳤다. "누가 내 컴퓨터에 손댔어, 내 디자인을 거의 복제했어, 하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내가 남겼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자료가 넘어간 게 아니었기에 그래도 괜찮았다. 전화벨이 울렸고 저장된 이름을 보자 구연서는 언짢아하며 바로 스피커를 켰다. "연서야, 몸이 아파서 휴가 신청했다며? 그럼 휴가 더 써, 네가 지금 말하는 것도 힘들다는 거 알아." "프로젝트는 걱정 마, 우리 처남도 디자인 배웠어, 얼마 전에 귀국했으니까 먼저 널 며칠 대신하게 할게." "다 휴식하고 와, 절대 일 때문에 몸 상하지 말고." 나는 저장된 "BOSS"를 보았고 그게 구연서가 말하던 천박한 사장이라는 걸 알아챘다. 구연서는 콧소리로 "네"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우리 둘은 서로 마주 보았고 사장의 뜻을 알아챘다. 프로젝트가 입찰받았고 디자인도 이미 완성했으니 공사를 감독하는 사람만 있으면 되었다. 그의 처남이 구연서를 대신하면, 구연서가 회사로 돌아가서 거의 할 일이 없게 된다. 그녀는 또 테이블을 내리쳤다. "디자인 안 줄 거야."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자리를 옮겼으니 그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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