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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부성훈은 허지은이 그런 말투로 자신과 말할 줄 몰랐다. 그는 허지은을 끌고 2층 거실로 가려고 했다. "이거 놔!" 허지은은 그의 손을 뿌리쳤고 눈물이 볼을 타고 그녀의 옷에 흘러내렸다. "나랑 말하는 태도가 그게 뭐야?" 부성훈의 가부장적인 모습이 또 나타났다. "모두 내가 도와줘서 오늘의 네가 있다는 거 몰라?" 그는 허지은의 손목을 꽉 잡았고, 그녀의 버둥거림을 무시했고 자신이 꽉 잡아서 그녀가 아프지 않는지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말에 허지은은 순간 침묵하다가 한참 지나서야 쉰 소리로 물었다. "모두 네가 도와줘?" 뭘 도와줬는데? 집안일 잔뜩 만들어놓고 퇴근하고 정리하게 한 거? 아침 일찍 나가고 밤늦게 들어오는 일을 마련했으면서, 자기가 집밥 먹겠다고 하면 바로 만들어서 가져다줘야 하는 거? "네 집은 내가 절반 돈 주지 않았어? 편인의 지분도 내가 동의하지 않았으면 네가 25% 받을 수 있었을 것 같아?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편인에 투자하려는지 알아? 너 때문에 다 거절했어. 허지은, 은혜를 이렇게 몰라도 되는 거야?" 정말 뻔뻔하네. 허지은은 손목이 아파 났다. "부성훈, 이거 놔." "안 놓으면 어쩔 건데?" 부성훈은 눈이 새빨개졌다. "허지은, 앞으로 이 집에서 나랑 말하는 태도 조심해. 네가 우리 엄마랑 부성화한테 어떻게 하든지 상관없어, 하지만 우리 둘은, 누가 위이고 아래인지 명심해." "저딴 쓰레기들 버려. 일에 영향가지 않게 감정 잘 추슬러." 그러고는 대충 팔을 놓았는데, 허지은의 손목은 마치 천 쪼가리처럼 나부꼈다. 쓰레기... 허지은은 그의 오만한 말투에 자극받아 바로 말했다. "이딴 쓰레기들이 편인을 먹여 살리는 거야, 어떻게 이걸 무시할 수 있어?" 부성훈은 멈칫했다. "뭐라고?" 허지은은 그제야 자신이 뭘 말했는지 생각났고 입술을 오므렸다. 그런데 부성훈이 그녀를 비웃는 거였다. "허지은, 너 진짜 헛꿈 제대로네. 네 자수품들이 실력있는 거 인정해, 하지만 자신감이 너무 넘치네, 네가 무슨 국제 10대 자수품을 수놓은 수낭인 줄 알아? 그렇게 오만할 시간에 연습이나 많이 해. 이렇게 티 나는 하자도 틀리면서 언제 이름 날릴래?" 그는 무시하는 말을 너무 잘했다. 허지은이 머리를 들고 물었다. "만약 어느 날 내가 이름 날리면, 네 편애에 관해 사과할 거야?" 사과? 그 두 글자는 부성훈의 인생에 없었다. 있다고 해도 제일 마지막 페이지에 있을 것이었다. 나타난다고 해도 대충 둘러대는 사과일 것이다. 그는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실수했다는 걸 인정하지도 않을 거였다. 부성훈은 허지은의 턱을 잡고 천천히 말했다. "넌 이름 날릴 리 없어, 재능이 있는 수낭들은 네 나이에 진작에 상 받았거든." 그의 계속된 무시에 허지은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왜 날 한 번도 응원 안 해줘? 계속 날 타격주잖아, 내가 그렇게 후지면, 헤어지지 그래?" "왜 점점 유치해져? 좋은 말은 사람을 오만하게 해, 이건 타격을 줘서 배양하는 거야, 몰라?" 허지은은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는, 망가진 자수품을 꽉 잡고 뒤돌아 계단을 내려갔다. - "훈아, 지은이 나간 거야?" 백아연은 계속 그들의 상태를 살펴보았기에 허지은이 방금 그 쓰레기들을 들고 가는 걸 보았다. 부성훈은 낯빛이 아주 안 좋았다. "신경 쓸 필요 없어, 언젠간 돌아올 거야, 너도 쉬어." 백아연은 자신이 부성훈의 마음에서 얼마나 무게 있는지 감히 시험해 볼 수 없어, 얌전히 말을 들었다. - 편인 회사. 허지은은 사무실에서 자신이 자수품을 수놓은 곳에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망가진 자수품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쓰레기 취급을 당하자, 실을 가르는 행동에 따라 억울함이 점점 커졌다. 눈물이 천에 떨어질까 봐, 허지은은 얼른 뒤로 숨었다. 눈물이 뚝뚝 바닥에 떨어졌는데, 이 고요한 밤에 유난히 선명하게 들렸다. 부성화와 백아연의 한 짓에 슬픈 게 아니었다. 부성훈이 이해해 주지 않는 것과, 고마워하지 않는 것 때문에 진짜 마음이 아픈 거였다. 그는 그동안 모두에게 예의를 갖췄고, 진짜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한테만은 칭찬 한마디가 없었다. 한 번은 그녀가 편인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특별히 잘 된 자수품을 들고 대회에 참가했다가, 겨울 시즌 대회에서 1등을 했었다. 부성훈이 기뻐할 줄 알았지만, 대회가 끝나고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 "너무 거만해하지 마, 이번에는 우연히 실력 발휘가 잘 된 거야, 네가 어떤 실력인지 우리 둘이 잘 알잖아, 계속 노력해야 해." 그는 그녀를 직원처럼 대했고, 그녀가 자신의 여자 친구라는 걸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허지은은 그런 것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신경 쓰는 건 그들의 감정이었다. 마음이 아파지자 그녀는 더는 몸에 힘이 없어졌다. 허지은은 바느실을 내려놓고 사무실 유리에 기대 눈을 감았고, 눈물이 그녀의 눈가를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잠들어 버렸다. 오늘 하루, 그녀는 진짜 너무 힘들었다. 새벽 세 시 반. 허지은은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부성훈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그는 허지은한테 서른 통이 넘게 전화했다. 허지은은 일어나 세수하고는 불을 켜고 자수품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서진 그룹과의 협력을 지체하면 안 되었다. 다시 수놓을 시간이 부족했기에 최대한 빨리 복구해야 했다. 그녀는 부성훈의 전화를 무시했다. 그날부터 허지은은 계속 편인의 지사에 있었다. 부성훈은 본사에 있었는데, 두 사람이 서로 남쪽과 북쪽에 있었기에 일부러 만나지 않는 이상, 거의 만날 일이 없었다. 날이 밝았고, 허지은은 뻐근한 어깨를 주물렀다. "허 대표님?" 사무실을 정리하려고 들어온 비서, 그녀가 안에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 했다. 허지은이 일어나며 말했다. "커피 한 잔 타 줘." "네." 커피를 마시고 정신을 차리자, 허지은은 또 하루를 시작했고, 회의하고 나서도 틈틈이 자수품을 복구했다. 연속 나흘 동안 그녀는 부성훈과 연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성훈이 카톡으로 그녀한테 연락했다. [허지은, 내 전화 안 받아?] [이제 말 안 듣는다는 거야?] [나한테 전화 안 하면, 이제 다시는 나한테 전화하지 마.] 허지은은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 부성훈의 문자를 보며 답장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허 대표님, 전에 대회에 참가했던 작품 결과가 나왔어요!" 비서가 기뻐하며 들어왔다. "우리가 전에 수놓은 작품이 국제 전시회의 마음에 들었어요!" 자수품의 종류는 아주 많았다. 예를 들면 소수, 월수, 항수 등이 있었다. 국제 대회에서, 편인이 한 번도 얼굴을 비친 적이 없었다. 허지은은 항상 편인을 국제로 나아가게 하려고 했고 성진의 따라잡으려고 했다. 때문에 노출률이 아주 중요했다. 편인의 자수품이 국제 전시회에서 전시가 되면 편인이 무료로 장기적인 광고를 얻게 되는 셈이었다! 기쁨이 마음속에서 퍼졌다. 허지은은 부성훈한테 알려주려고 휴대폰을 들었다. 하지만 부성훈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부 대표님 어디 있는지 알아?" 그녀가 비서한테 물었다. "본사 비서랑 통화했는데, 부 대표님이 병원에 갔대요. 오늘 본사 직원들이 건강 검진하는 날이래요." 건강 검진? 허지은은 고민하다가 차 키를 들고 건강 검진 센터로 갔다. - 건강 검진 센터. 허지은은 본사의 직원을 보고 물었다. "부 대표님은?" "대표님 2층 휴게실에 있습니다." 허지은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갔다. 편인에서 국제 대회의 자격을 받았다는 생각에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녀는 휴게실을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갔다. "부성훈, 편인의 자수품이 국제 전시..." "짝-" 갑작스럽게 날아온 뺨에 그녀의 기분이 모두 망가졌다. 문어귀에 서 있던 김윤자는 표독한 눈빛으로 말했다. "재수탱이가 어딜 뻔뻔하게 와! 왜? 성훈이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기분이 좋아?" 교통사고? 시선을 돌리자, 부성훈이 침대에 앉아 있었고 백아연이 면봉으로 그의 팔에 난 상처를 처리해 주고 있었다. "허지은, 넌 진짜 우리 집이랑 안 맞아! 오빠가 지사에 널 찾으러 안 갔으면, 이렇게 다쳤겠어?" 부성화가 그녀를 질타했다. "지은아, 이건 아니지." 백아연은 면봉을 버리며 말했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까지 며칠이나 연락 씹는 거야? 훈이 정말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렇게 사랑하면서 이렇게 철없게 굴면 어떡해? 이번엔 네가 진짜 심했어." 모두 그녀의 잘못이 되었다. 심지어 이 일까지 그녀를 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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