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윤북진이 고개를 들자, 사람들은 모두 그를 쳐다봤다.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거절한다면 오늘 밤 본가를 떠나지 못하게 할 것만 같았다.
윤북진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고남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고남연을 쳐다보던 윤북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낳을 거예요.”
윤북진의 마지막 타협이다. 고남연은 그의 말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실, 윤북진은 진해영과 어르신들의 압박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었다. 어떻게 대답할지는 전적으로 그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윤북진. 이건 네가 직접 승낙한 거야. 그럼 우리는 네가 내년에 아버지가 된 축하주를 마실 때를 기다리고 있을게.”
“그래. 나이도 많으시니 서둘러 마음을 굳혀야지.”
그렇게 모두 한마디씩 했다. 그러자 윤북진은 바지 주머니에서 오른손을 꺼내 고남연의 뒷목을 누르며 말했다.
“그럼, 저희는 돌아가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고남연이 고개를 들자 윤북진은 그녀의 뒷목을 잡고 마당 밖으로 나갔다.
“윤북진. 너도 무서워할 때가 있네?”
고남연이 말했다.
윤북진은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은 고남연의 뒷목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냥 대충 알겠다고 한 거야. 그러니까 너도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마.”
고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손을 떼고 몸을 돌려 방안을 향해 소리쳤다.
“엄마…”
그녀가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윤북진은 차 문을 열고 그녀를 안으로 집어 던졌다.
잠시 후, 자동차 시동이 걸리자 윤북진은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A시 전체가 너 때문에 소란스러워졌어.”
“아니.”
고남연이 말했다.
“나한테는 그렇게 대단한 능력이 없어.”
고남연의 말이 끝나자 윤북진의 전화가 울렸다. 업무 전화였다.
윤북진이 전화를 받고 있을 때, 고남연은 옆에서 휴대폰을 놀고 있었다.
허명진이 이미 어젯밤의 일을 실검에서 전부 지우고, 현미령도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해명했지만, 대진 그룹의 주가는 여전히 하한가를 달리고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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