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고남연은 윤경민이 이렇게 불쌍하게 당하는 것을 보고 그에게 다가가 그를 안아주었다. “내가 널 안으면 되지.” 고남연은 윤경민의 등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그래서 마음속의 불은 좀 꺼졌어? 꺼지지 않았으면 내가 예쁜 여자들을 한번 알아볼까?” 고남연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얼굴이 온통 새빨개졌다. 이 뻔뻔스러운 여자가 사람들 앞에서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윤경민은 더욱 슬퍼졌다. “내 머릿속엔 그럴 욕망이 사라지고 말았어. 앞으로는 정말 더욱 서지 못할 것 같아. 어젯밤에 그런 헛소리를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 같이 성전환 수술을 하러 가. 여자가 되면 힘을 쓸 필요도 없어. 오히려 더 편안해질 거야.” 사람들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윤북진은 고남연이 아직도 윤경민을 안고 놓아주지 않는 것을 보고 발을 들어 그녀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그렇게 놓기가 싫어?” 그 말에 고남연은 윤경민을 품에서 놓아주고 돌아서서 윤북진에게 발길질을 했다.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 윤북진의 고모는 그의 횡포를 봐줄 수가 없어 한껏 비꼬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북진아. 넌 남연이를 좋아하지도 않고, 남연이에게 이혼을 요구하지도 않는 거 아니야? 그런데 지금은 또 어떻게 된 일이야?” “제가 언제 남연이를 원하지 않고, 남연이랑 이혼하겠다고 했습니까?” 윤북진이 말했다. “그건 모두가 증언할 수 있어. 남연 자신도 증언할 수 있고.” “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윤북진이 말했다. 이런 상황에 어르신은 재빨리 말머리를 돌렸다. “그럼 기왕 그런 뜻이 없는 거, 이참에 빨리 아이를 낳도록 해. 부모가 되어야만 좀 자제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에 고모는 의아한 듯 물었다. “윤북진, 너 확실해? 아니면 허씨 가문에 가서 비법이라도 얻을까?” “그러게 말이에요. 그 집에서는 아들을 세 명이나 낳았어요. 게다가 그 막내아들은 쌍둥이라니까요?” “아니요.” 윤북진은 안색이 보기 흉할 정도로 굳어졌다. “북진아. 만약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