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휴대폰 너머에서 남자 목소리를 들은 순간부터 윤북진은 고남연을 어떻게 처리할까 하기보단, 그 남자를 찾아내려고만 했다. 그 남자를 찾아내 없애버리려고 했었다.
윤경민은 윤북진의 말에 목소리를 높였다.
“남연이 누나와 같은 성격은 그저 형 같은 사람만 감당할 수 있어요. 전 누나를 보고 서지도 않는데 어떻게 무슨 일이 발생할 수 있겠어요?”
그러더니 그는 손을 들고 맹세했다.
“형, 맹세해요. 전 그냥 그곳에 있는 게 무서워서 고남연한테로 와서 숨은 거예요. 전 우리 윤씨 가문의 조상님들을 걸고, 절대 남연이 누나랑 그 어떠한 부적절한 관계도 있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일은 장담할 수 없었다.
사람은 생각과 감정이 모두 유동적이기 때문이었다.
윤경민은 자신이 윤북진의 압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남연을 팔아치웠다. 그 모습에 고남연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다리를 들어 그를 여러 번 걷어찼다.
“윤경민. 이 배은망덕한 놈. 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고남연은 말을 하면서 윤경민을 몇 번 걷어찼다.
윤북진은 더 이상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얼굴을 돌려 고남연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곳이 꼿꼿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거야?”
“네가 어떻게 처리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도록 해.”고남연은 윤경민을 발로 걷어차자 윤북진을 바라보고는 분노에 찬 말투로 말했다.
“고남연. 우리 둘은 같은 편이잖아. 그런데 왜 나를 발로 걷어차는 거야?”
윤경민은 고남연을 피하면서 윤북진을 쳐다보며 말했다.
“형. 저와 남연이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정말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뭔가가 있었다면 두 사람이 만나기 전부터 진작에 먼저 사귀었을 거예요.”
입구 쪽, 하정준은 윤경민을 동정했다. 그는 속으로 윤경민은 평생 A시에 머물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 말에 윤북진의 눈빛은 순식간에 냉담해졌다. 그러자 윤경민은 손을 들어 자신의 입을 두어 번 때렸다.
“잘못 말했어요. 또 헛소리했어요. 형. 제발 저를 더 이상 희망 초등학교에 보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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