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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장

고남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북진은 몸을 돌려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힘껏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은 후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는 매번 고남연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녀에게 뽀뽀하곤 했었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고남연은 윤북진을 밀어냈다. 그런 다음 그를 세게 때리기 시작했다. “윤북진. 뭐 하는 짓이야? 한밤중에 나한테 찾아와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더니 이번엔 나까지 건드려? 보아하니 평소에 버릇을 잘못 들인 것 같네. 밖에서는 지저분하게 놀더니… 저리 썩 꺼져.” 고남연은 윤북진을 향해 화풀이하면서 그를 문밖으로 밀어내고 양복 외투를 그의 몸에 내리쳤다. “누구를 찾아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 앞으로 다신 찾아오지 마.” 그러자 윤북진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고남연.” “꺼져.” 고남연이 말했다. 말을 마치고, 고남연은 그의 구두를 걷어차더니 방문을 세게 닫았다. 입구 밖에 서 있는 윤북진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26년 동안 살면서 이런 수모는 처음이었다. 물론, 쫓겨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고남연, 문 열어.” 하지만 고남연은 아무 말도 없었다. “고남연.” 역시나 그녀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윤북진은 그렇게 몇 마디 소리치다가 결국, 해명하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자자고 했을 때, 네가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오늘 밤 일부러 너를 화나게 한 거야.” 방 안, 고남연은 일찍이 침실로 들어갔다. 여기는 그녀의 집이다. 그녀에게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람을 나가라고 할 자격이 있었다. 윤북진이 밖에서 한참을 소리쳤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그는 결국 홧김에 방문을 걷어찼다. “개 같은 성질 같으니라고.” “선생님. 누군가 당신이 한밤중에 소란을 피우고 주인의 허락을 구하지 않은 채 마음대로 집에 들어갔다는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윤북진이 다리를 막 거두자마자, 동네 보안요원이 찾아왔다. … 윤북진은 이를 악물었다. ‘고남연. 그래 인정하기 싫지만 네가 이겼어.’ 윤경민도 가고, 윤북진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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