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고남연은 여러 곳을 뒤적였지만, 모기 한 마리도 찾지 못했다. “윤북진. 오늘 여기서 사람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지금 이 상황을 나한테 잘 설명해야 할 거야.” “고남연, 감추려 할수록 더 드러나는 법이야.” 윤북진이 말했다. 고남연은 윤북진이 자신을 믿지 않는 것을 보고, 그를 도와 여기저기 찾기 시작했다. 한편, 입구 쪽. 하정준은 고남연의 불륜남이라고 떠들어대는 소리를 듣고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새빨개졌다. 엄밀히 따진다면, 윤북진은 고남연을 상대할 수 없었다. 고남연 집안에서 한창 상자를 뒤적거리며 사람을 찾고 있던 윤북진은 불륜남이라는 고남연의 소리에 기분이 불쾌해졌다. 그는 그런 고남연의 모습에 그 불륜남을 꼭 잡아 내리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아무리 수색해도 낯선 남자가 보이지 않자 윤북진의 분노도 점차 가라앉았다. “불륜남, 불륜남은 어디 있는 거야?” “고남연, 입 다물어.” 그러자 고남연은 빙그레 웃으며 윤북진을 바라보았다. “윤북진. 할 말이 있으면 나한테 직접 말하면 돼. 이런 소란을 피우지 말고.” 자기는 다른 여자를 데리고 파티에 참석했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서 간통 현장을 잡으려고 하는 걸까? 윤북진은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계속해서 네 번째 침실로 갔다. 고남연은 그의 뒤를 쫓다가 이내 윤북진 앞으로 나아가 방문을 열었다. “불륜남, 불륜남.” 침대 이불을 걷히고, 화장실까지 수색했다. 고남연은 마지막으로 옷장을 여닫았다. “윤북진. 말해봐. 이제 어떡할 거야?” 집 전체를 다 찾아보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윤북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남연을 한참 동안 빤히 쳐다보다가 천천히 침대 앞으로 걸어갔다. 평평한 침대를 훑어보던 그의 눈빛은 결국 침대 말에 떨어졌다. 고남연은 그런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윤북진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걸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동안 침대말을 바라보다가 윤북진은 몸을 돌렸다. 그때, 그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그런 다음, 그는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어 침대 끝에서 짧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