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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장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거야? 잘 들어. 남연이 말고 아무도 내 며느리가 될 자격이 없어. 네 그 심술에 찬 마음은 다 집어치우도록 해. 그리고 네가 정말로 남연이랑 이혼하려고 한다면 네 아버지가 너를 어떻게 혼내줄지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한테서 돈 한 푼도 받을 생각하지 마.” 진해영이 호들갑을 떨자, 윤북진은 콧등을 비비며 말했다. “안 갔어요. 집에 있어요.” 그러자 진해영은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벌떡 정신을 차렸다. “집에 있다면 어서 남연이를 달래도록 해. 남자가 자기 아내를 달래는 게 창피한 일도 아닌데 뭐. 그리고, 보다시피 추석도 지났고, 올해도 곧 끝나가는데 올해 손자를 보는 건 희망하지도 말아야겠구나. 하지만 적어도 설 전에 남연이를 임신시켜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말할지 정말 상상도 안 가.” 다른 사람이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 스스로 딴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벌써 2년이 넘었는데 왜 아직도 임신하지 않는 것일까? 고남연의 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인데 그렇다면 정말 그의 아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 윤북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진해영이 한마디 했다. “북진아. 내가 한 말 다 이해했어? 지금 당장 가서 남연이를 달래도록 해. 부부 싸움은 전부 침대에서…” 진해영의 잔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윤북진은 바로 전화를 뚝 끊었다. 진해영의 성격상, 내일 아침까지 잔소리를 늘어놓는다고 해도 아마 끝이 없을 것이다. 윤북진은 침대 머리맡에 휴대폰을 툭 던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고남연의 미적지근한 태도를 생각하니, 그는 침대에 뻗은 후 일어나기가 귀찮았다. 며칠 전, 그는 체면을 고사하고 고씨 가문으로 찾아갔었다. 하지만 어찌 매번 그녀에게 고개를 숙인단 말인가? 맞은편 침실, 고남연은 검은색의 테두리 안경을 쓰고 안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찌 윤북진을 생각할 시간이 있겠는가? 그렇게 그녀는 아이의 일까지 새까맣게 잊어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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