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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고남연에게 그렇게 물던 윤북진은 그날 고남연이 자신에게 40억을 주면 바로 이혼 서류를 작성하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이 도대체 진심인 건지 아니면 농담인 건지 윤북진은 조금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윤북진이 갑자기 수표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고남연은 웃으며 말했다. “누가 주든 다 똑같은 거잖아.” 알려준다고 달라질 게 있나? 어쩌면 진작에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무심한 고남연의 태도에 윤북진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다 차갑게 굳은 얼굴을 말했다. “고남연, 진짜로 잘 지내보고, 진짜로 아이를 가지고 싶다면 이렇게 겉으로 나한테 잘 보이려고 해서는 안 돼.” “그런 마음이 없는 노력은 노력이 아니야.” 윤북진이 그렇게 말하자 고남연은 더 웃음이 나와 입을 열었다. “집도 안 들어오는 사람이 결혼을 어떻게 영위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려고 하네.” 윤북진은 그 말에 조금 양심에 찔렸다. 크흠하고 목을 가다듬은 윤북진은 많이 풀어진 목소리로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돌아간다고 약속했잖아.” “됐어!” 고남연은 곧바로 입을 열었다. “다 해봤자 딱 한 번 지킨 약속이잖아. 난 못 들은 걸로 할게.” 그러니 본가에 같이 가서 연기하는 일에 그녀는 다시는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에 윤북진은 곧바로 대답했다. “그건 이자까지 쳐서 갚아줄게.” 윤북진의 허스키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는 유난히 듣기 좋았고 사근사근하게 고남연과 이야기를 할 때면 더더욱 귀를 녹였다. “그래!” 고남연은 그제야 기분이 좋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근데 내가 이자가 좀 비싸.” 윤북진은 조금 귀찮아하며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 “고남연,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이거든.” 고남연이 대놓고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윤북진도도 그녀가 아이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고남연은 윤북진 쪽으로 엉덩이를 슬쩍 옮기더니 양팔을 들어 그의 목을 감았다. “맛이 궁금하지 않아?” 아이를 가지는 일에 고남연은 확실히 꽤 큰 집념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고남연의 매혹적인 눈빛에도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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