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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장

고남연이 입을 열자 진해영은 빠르게 자신이 방금 했던 질문을 까먹은 채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경민이가 너 입원했다길래 바로 달려왔지.” “네 할머니 할아버지도 온다는 걸 내가 겨우 말렸어.” 고남연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냥 뭘 좀 잘못 먹고 배탈 난 거예요. 주사만 며칠 맞으면 돼요.” 고남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간호사가 링거를 들고 나타났다. 병실 침대 옆, 진해영은 고남연을 붙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윤북진은 바로 옆에서 두 사람에게 과일을 깎아주고 있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고남연은 저도 모르게 침대에 기댄 채 잠에 들고 말았다. 그 모습에 진해영은 속상해하며 말했다. “애가 아파서 반쪽이 됐네.” 이내 그녀는 고개를 돌려 윤북진을 쳐다봤다. “북진아, 너 여지수 딴 데 발령 보내. 멀면 멀수록 좋고 아예 A시 밖이면 더 좋겠구나.” 윤북진은 그녀에게 쪼갠 귤을 건네주며 말했다. “저랑 여지수는 아무 사이 아니에요. 왜 이렇게 여지수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에요?” “내가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게 아니라 남연이가 속으로 이상하게 생각하고 괴로워할까 봐 그래. 너도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 만약 주영이 돌아와서 매일같이 남연이 주변에서 맴돌면 속이 편하겠니?” 진해영이 심주영을 거론하자 윤북진의 표정이 단박에 변햇다. 손에 지고 있던 귤 반 개를 입에 밀어 넣은 그는 고개를 들어 침대에 누운 고남연을 쳐다봤다. 윤북진이 아무런 말이 없자 진해영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남연이랑 결혼까지 했으면 놀 생각은 접고 다른 여자랑 거리를 유지할 줄 알아야지. 그리고 아들아, 미리 말해두는데 그 여지수 절대로 보이는 것처럼 간단한 애가 아니니까 속아 넘어가지 마.” 하지만 윤북진은 담담하게 말할 뿐이었다. “전 아무런 생각 없어요.” 그에 진해영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도 미련하게 발령을 못 보내? 그리고 지난번에 내가 남연이더러 걔한테 수표를 전해주라고 했더니 그 불여시는 너한테 줬더라? 정말 남연이의 말이 맞아. 내가 그 얘기를 했을 때 제 무덤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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