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하정준은 곧바로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여 비서님을 챙기는 건 3년 전 일 때문이에요.”
하정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남연의 가방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의뢰인의 연락이었다.
고남연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장 대표님.”
그녀를 전화를 받자 상대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더니 끝이 없이 이어지는 바람에 하정준은 고남연에게 하려던 말을 그대로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
다만 고남연이 방금 전 당신네 대표라고 하던 말에 하정준은 그녀와 보스의 사이가 또 멀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는 보스의 이름도 불러주지 않았다.
하아!
약 10여분 뒤, 차는 변호사 사무소 아래에 멈췄고 여전히 통화 중인 고남연은 하정준에게 인사를 한 뒤 그대로 올라가 버렸다.
그날 밤, 윤북진은 로얄 빌리지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고남연이 출장을 떠났다.
그 뒤로 연속 3일간 윤북진은 계속 집으로 돌아왔지만 고남연은 연속 3일 내내 B시로 출장을 떠나느라 연속 3일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이번에 윤북진도 나름 독수공방하는 기분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다 토요일 오후, 대부분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때에야 고남연은 B시에서 돌아왔고 그 뒤엔 바로 변호사 사무소에서 야근을 했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대부분은 생활 규칙이 없는 삶을 살았다.
손안의 사건 자료를 정리하던 고남연은 바삐 돌아치는 턱에 시간마저 깜빡하고 있었다.
저녁이 되었을 때 엄마가 밥 먹으러 오라고 연락을 했지만 그럴 시간마저도 없었다.
왼손에는 방금 정리한 자료를 든 그녀는 다른 손으로 배를 꾹 눌렀다. 배가 또 은근하게 아파온 것이다.
오늘 오후에 돌아올 때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했었던 그녀는 배를 살살 어루만진 뒤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는 계속해서 사건에 파고들었다.
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배는 점점 더 아파오기 시작했다. 고통에 그녀는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했고 온몸의 기력이 쭉 빠지더니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러다 도무지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지자 그녀는 테이블에 있는 휴대폰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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