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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그리고 이번에는 그녀를 위해 다 보는 앞에서 질책하고 따져 묻기까지 하고 잇었다. 이러한 일들이 너무나도 많아 아무리 좋은 성격과 인내심을 가지고 있는 고남연이라도 마음이 지쳐 포기할 때가 있는 법이었다. 이번에 여지수에게 수표를 준 것도 이번에 제대로 크게 싸워 윤북진에게 이야기를 꺼낼 기회를 주려는 것뿐이었다. 무심하게 말하는 고남연을 보던 윤북진을 별안간 심장이 저릿해졌다. 한참을 고남연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는 고개를 돌려 여지수를 보며 말했다. “여지수, 나가봐.” 윤북진이 자신을 내보내려 하자 여지수는 곧바로 당부를 했다. “북진아, 남연이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닐 거야. 오해가 있는 걸 테니까 절대로 남연이랑 싸우지 마. 잘 설명하면 괜찮을 거야.” 말을 마친 그녀는 또 고남연에게 몇 마디 당부를 한 뒤에야 윤북진의 사무실을 나섰다. 복도 안, 등을 도려 방문을 닫으려던 여지수는 저도 모르게 사무실 안을 흘깃 살폈다. 그녀는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사실 고남연이 몹시 부러웠다. 왜냐하면 오직 고남연만이 윤북진의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신경이 쓰이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설령 그게 화라도 말이다. 사무실 안. 고남연은 방문이 닫히는 것을 보자 손을 들어 윤북진이 방금 전 내던지 수표를 주웠다. 그 광경에 윤북진은 고개를 들며 물었다. “고남연, 진짜로 이혼하게?” 윤북진의 말에 고개를 든 고남연은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윤북진, 난 너에게 이미 충분히 노력했어.” 그 말인즉슨, 지금 이혼을 하든 계속 지내든 전부 윤북진의 말에 달렸으며 자신은 절대로 붙잡지도 물고 늘어지지도 않겠다는 뜻이었다. 사실 이 2년 동안 윤북진이 만약 정말로 이혼협의서를 그녀의 앞에 내던지며 누가 뭐라 해도 이혼해야겠다고 했다면 그녀도 더 버티지 않을 생각이었다. 설령 앞으로 엄마가 될 수 없으며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해도 말이다. 설령 과거에 얼마나 사….” 사람은 살아가면서 그래도 어느 정도의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야 했다. 한동안은 물고 늘어질 수 있다지만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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