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송유진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발코니로 걸어갔다.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너 어젯밤 내 집에 왔던 거 알아. 유진아, 너 아직도 나를 좋아하지?”
송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사실 그녀는 갈 생각조차 없었다. 하지만 배도현의 어머니에게 부탁받은 일이 있어서, 배도현이 연지아와 헤어지기 전까지는 물러서기 어렵게 됐다.
그걸 떠올린 송유진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뭐?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배도현이 솔직히 말했다.
“네가 없으니까, 솔직히 난 적응이 잘 안돼.”
송유진은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자랑할 때는 언제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만나면서 적응 안 될 건 또 뭐야?”
배도현은 한 대 맞은 듯 말문이 막혔다.
송유진이 덧붙였다.
“다른 얘기 없으면 끊을게.”
“잠깐, 끊지 마.”
송유진은 전화를 끊지 않고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기다렸다.
배도현이 이어서 말했다.
“네가 믿든 안 믿든, 나 연지아한테 진심 아니야. 난 아직도 너를 잊지 못했어.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 돼?”
“그래서? 연지아랑 헤어지려고?”
배도현은 잠시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조금만 시간 줘. 내가 잘 처리할게.”
배도현은 정말로 연지아를 정리할 기세였다. 사람 마음을 갖고 노는 점은 역시나 변함이 없었다. 아버지 일만 아니었어도 그녀는 배도현과 말 한마디 섞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던 찰나, 병실 쪽에서 한재혁의 소리가 들렸다. 송유진은 배도현이 더 말하려는 걸 무시하고 전화를 끊은 뒤 황급히 병실로 달려갔다.
“무슨 일이에요?”
“바늘이 잘못 들어갔나 봐. 좀 아프네.”
주삿바늘이 비켜 들어간 건지 손등이 부어 있었다.
송유진은 얼른 링거 스위치를 잠그고 침대 옆 호출 벨을 눌렀다.
“괜찮아요. 곧 간호사가 와서 다시 꽂아 주실 거예요.”
“응...”
한재혁은 잠시 뜸을 들이다 물었다.
“아까 누구랑 통화했어?”
송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며 대답을 피했다.
한재혁은 통화 상대가 누군지 뻔히 알고 있었다. 송유진이 말해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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