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계약 위반
아주 평범하게 춤을 추고 있던 이서아와 신강인은 자연스레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 틈을 타 한수호가 힘을 주자 이서아는 홀린 듯이 품으로 들어왔고 여세를 몰아 소윤정을 신강인에게 넘겨준 뒤 이서아의 허리를 꽉 감싸안았다.
그렇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한수호에게 돌아온 이서아는 놀란 듯 그의 싸늘한 표정을 멍하니 바라봤다.
이서아는 자신이 한수호에게 있어 갖고 싶지 않으면 버리고 욕심이 나면 다시 빼앗아 오는 물건처럼 느껴진다고 여겼다. 존중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이서아는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대표님, 지금 뭐 하시는 거죠?”
“왜? 신 교수랑 갈라놔서 기분이 나빠?”
한수호는 싸늘하게 말을 이었다.
“네가 누구 사람인지 잊었어?”
한수호의 눈에 비친 이서아는 독립적인 인격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반드시 그를 위주로 한 삶을 살고 언제든지 부를 때마다 눈앞에 나타나야 하는 게 사명이었다. 심지어 죽고 싶은 것초자 개인의 의사가 아닌 한수호에게 달렸다.
흥미를 완전히 잃은 이서아는 더 이상 그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루 종일 꾹 참았는데 끝내 이 순간에 터져버렸다.
이서아는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손과 허리가 꽉 잡혀있어 꼼짝달싹 못 했기에 한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한수호는 힘도 별로 안 쓴 것 같은데 그에게서 벗어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이서아는 이를 악물었다.
“대표님이 절 버리고 가셨잖아요. 이제 와서 왜 이러시는 거죠?”
그녀는 한수호가 도대체 뭘 비난하고 있는 건지 몰랐다.
“내가 왼쪽으로 가라고 얘기잖아. 그러면 잡을 거라고 했어, 안했어?”
이서아는 그제야 이 말이 생각났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한 얘기를 이런 자리에 처음 참석한 이서아가 어떻게 알겠는가? 당황한 채로 눈을 가리는 그 순간에 한수호의 말을 떠올리는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못 들은 거야? 아니면 잘 안 들린 거야?”
한수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루 종일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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