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정말 임신했으면 어떡할 거야?

이서아가 깨어나 보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숙취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이에 이서아가 신음했다. 이때 옆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은 머리맡에 뒀어.” 이건 한수호 목소리인데? 이서아는 한수호의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눈을 번쩍 떴다. 한수호가 침대맡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님이 왜 여기 계세요?” 이내 이서아는 자기가 병원에 누워 있음을 발견했다. 손에는 링거 바늘까지 꽂혀 있었다. 이서아가 약간 막연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한수호가 덤덤하게 물었다. “어젯밤에 무슨 일 있었는지 하나도 기억 안 나요?” “어제 많이 마셔서 취한 건 기억나요.” 위가 너무 더부룩했고 배도 너무 아파서 전체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였다. 집에 가서 쉬면 괜찮아질 텐데 왜 굳이 병원까지 온 거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이서아가 이렇게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요?” 한수호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유산했대.” 이서아가 멈칫하더니 이내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원래도 창백하던 얼굴이 핏기 하나 없이 질렸다. 머리가 윙 한 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그저 당황스럽기만 했다. 유산이라... 전에 유산했을 때도 이랬다.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들이닥쳤다. 살면서 제일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두 번이나 생기는 거지? 이서아는 한수호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네 글자에 다시 컨디션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날아갈 만큼 허약한 모습이었다. 한수호는 이서아가 이 정도로 연약할 줄은 몰랐다. 그는 다리를 바꿔서 꼬더니 큰 선심이라도 썼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장난이야. 그냥 생리 터진 거래.” “...” 이서아는 반응이 잘 오지 않았다. “뭐라고요?” 한수호는 드물게 부연 설명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생리통에 빈혈인데 술까지 마시는 바람에 반응이 심하게 온 거래. 어제 네 친구가 나한테 헛소리한 거 다시 돌려주는 거야. 왜?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