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피가 났다면 서아 유산했나?
운전기사는 한수호가 뭘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내색하지 않고 창문을 올려 뒷좌석에 앉은 두 사람이 더는 엿듣지 못하게 했다.
이서아가 손을 빼며 거리를 두었다.
“대표님 번거롭게 제가 어떻게 그래요?”
한수호가 덤덤한 태도로 말했다.
“나를 번거롭게 한 게 한두 번인가?”
이서아는 그를 번거롭게 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더는 입씨름하기가 싫어 이렇게 말했다.
“아무튼 우리 사이에 이러는 건 아닌 거 같아요.”
한수호가 가볍게 코웃음 치며 말했다.
“우리가 무슨 사이인데?”
이서아는 지금 매우 피곤한 상태였다. 백인하는 그녀가 한수호와 마주치지 않기를 바랐지만 사실은 그녀도 한수호와 부딪치는 게 싫었다. 한수호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 정말 숨이 턱턱 막혔다.
“대표님, 아직 토할게 남았거든요. 더는 차를 타기가 힘들어요. 사는 곳도 이쪽이랑 가까우니까 알아서 걸어가면 돼요. 번거롭지 않다면 하나는 단지 앞까지 데려다주시고요.”
한수호는 사람을 달랠 줄 잘 몰랐고 인내심도 별로 없었다.
“타, 안타?”
“진짜 차 타기 싫어요.”
한수호는 이 한마디만 묻고 차에 다시 올라타더니 운전 기사에게 차를 운전하라고 지시했다.
김하나가 멈칫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서아 아직 안 탔는데요?”
“알아서 가겠대요.”
“그런다고 진짜 혼자 보내요?”
한수호가 덤덤한 표정으로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을 힐끔 쳐다봤다. 그러자 김하나도 입술을 꽉 깨문 채 차 문을 열었다.
“그럼 저도 내릴게요.”
김하나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차는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내달렸다. 이에 화가 치밀어오른 김하나가 한수호를 바람둥이 자식이라고 욕했다. 새 사람이 생겼다고 옛사람은 나 몰라라 하는 양심은 개나 줘버린 한수호가 제발 빨리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서아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위가 아픈 건지 아니면 배가 아픈 건지 모르겠지만 너무 아파서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라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서아야!”
김하나가 얼른 이서아를 부축했다. 그러다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린 이서아의 얼굴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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