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소인혁이 백인하를 형수님이라 부르다

수액이 끝나고 간호사가 와서 바늘을 뺀 뒤, 이서아는 핸드폰을 꺼내 김하나의 안부 문자에 답장했다. 김하나는 오늘 출근이었다. 직장인에게 휴가 신청이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서아는 이미 다 나아서 집에 간다고 문자를 보내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자고 싶었다. 게다가 간호사도 딱히 이제 가도 된다고 내쫓지 않았기에 다시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그렇게 점심까지 자는데 누군가 전화를 걸어왔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수화기 너머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아 씨, 나예요. 왜 매번 전화할 때마다 누구냐고 물어봐요? 아직 내 번호 저장하지 않은 거예요?” “소인혁 씨?” “맞아요!” 이서아가 대답했다. “아, 미안해요. 아직 저장은 못 했네요.” “흠, 괜찮아요. 내가 원래 좀 쿨한 성격이잖아요? 나중에 저장하면 되죠.” 소인혁은 이서아에게 흥미가 꽤 있는 편이었다. “아참, 카톡도 전화번호 저장하면 바로 뜰걸요? 그럼 그때 저장해요. 평소에 별일 없으면 종종 톡도 하고 그래요.” “네, 그래요. 근데 무슨 일 있어요?” 이서아가 물었다. “뭐 별일은 아니에요. 그냥 어제 술을 많이 마시던 것 같아서 혹시 속은 괜찮은지 해서요.” “괜찮아요.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그럼 점심이나 같이 먹을까요? 지금 그쪽으로 갈게요.” 어젯밤 소인혁이 그녀를 도와줬던 게 생각나 이서아도 거절하기가 미안했다. “그럼 밥은 내가 살게요.” “그래요.” 전화를 끊고 퇴원 수속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쇼핑몰에서 옷을 한 벌 사서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세수했다. 예쁘장하게 생긴 이서아는 피붓결이 좋았기에 간단히 립스틱만 발라도 외모가 눈부셨다. 하지만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소인혁과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한수호와 백인하를 다시 마주치게 되었다. 한수호는 이미 옷을 갈아입은 뒤였다. 그래도 여전히 양복 차림이었다. 아마 병원에서 나와 회사에 잠깐 들렀다가 점심까지 일을 보고 백인하와 단둘이 점심 먹으러 나온 것 같았다. 소인혁과 이서아가 앉은 자리는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