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한 대표님 우리 서아한테 적극적이네요

여자 셋이 뒷좌석을 차지하자 한수호는 조수석으로 향했다. 이서아도 어쩔 수 없이 콜택시를 취소했다. 백인하도 데려다주겠다고 말을 꺼내긴 했지만 그들이 정말 수락할 줄은 몰랐기에 가시방석이었다. 자기 신분을 뽐내기 위해서 제안한 것이었고 이서아 성격에 무조건 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내서야 한수호가 이서아를 차에 타게 했다는 생각에 조금 신나기도 했다. 그렇게 차는 출발했다. 백인하는 이서아와 한수호가 만났던 사이라는 게 떠올라 몰래 백미러로 두 사람을 살폈다. 조수석에 앉은 한수호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쉬고 있었다. 이에 백인하도 시름이 조금 놓였다. 차 안은 말하는 사람이 없이 정적만 흘렀다. 이 정적을 견디지 못해 먼저 입을 연 건 김하나였다. 김하나 눈에는 한수호도 미웠지만 백인하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끼어든 제삼자라 또 달랐다. 김하나는 백인하에게 누가 ‘진짜’인지 알려주고 싶었다. 이내 김하나의 눈에 백미러에 달린 펜던트 하나가 걸려 있는게 들어왔다. 김하나가 눈알을 굴리더니 뭔가 생각났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서아야, 저 펜던트 뭔가 눈에 익은데? 네가 손수 만든 거 아니야?” 이서아가 만든 게 맞지만 지금 여기서 인정할 리가 없었다. “산 거겠지.” 김하나가 물고 늘어졌다. “네가 만든 거 맞잖아. 그때 틈만 나면 영상 보면서 만들길래 어디다가 걸었나 했는데 차에 걸어뒀구나.” 한수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뜨더니 펜던트를 힐끔 쳐다봤다. 하지만 김하나의 연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트를 살살 만지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 시트도 네가 산 거지? 그때 어떤 컬러가 예쁜지 나한테 물어봤었잖아.” 백인하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차는 제2의 집과도 마찬가지다. 차 내부를 이서아가 꾸몄다면 한수호의 ‘집’을 꾸민 거나 다름없다. 이런 친근한 행동에 백인하는 목구멍이 살짝 막혔다. 백인하의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보니 김하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김하나의 목적을 알아챈 이서아가 난감한 표정으로 그녀를 힐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