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왠지 모를 상실감이 들었다.
하지만 난 그 여자를 붙잡지 않았다. 그저 고맙다고 인사한 수, 그녀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 지켜봤다.
이름을 몰라서 굳이 호칭을 하나 붙이자면 태양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 후엔 단 한 번도 그녀를 만난 적 없었다.
비록 같은 도시에 있지만, 여긴 마치 완전한 세상처럼 날 가두고 날 매장했다.
병실 문이 다시 열렸을 때, 낯익은 사람이 들어왔다. 주상규 의사였다.
“주환 씨, 또 뵙네요. 벌써 몇 번째에요? 자꾸 이렇게 부주의하실 거예요?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워서 폐가 시커메진 거 알아요? 몸에 밴 담배 냄새가 가셔지지 않아서, 계속 인상 쓰면서 치료했어요!”
그는 미소를 지으며 침대 옆에 앉았다.
내려온 안경은 마치 내가 마음속의 답답함을 내려놓길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난 웃었다.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하지만 다시는 이러면 안 돼요. 이런 행동이 병세에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주는지 아세요? 세훈 씨가 자기 생명을 중시했으면 좋겠네요. 두 번 다시 저 만나고 싶지 않으면 술, 담배 다 끊으세요. 그리고 우울증이 심각한 거 알고 계세요? 수시로 발병할 위험이 있어요. 입원하고 치료하는 게 좋을 거예요. 일단 상황부터 진정시킨 다음, 퇴원하시죠.”
주상규의 표정이 아주 엄숙했다. 찌푸리고 있는 그의 이마는 마치 나에게 성질부리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난 그의 호의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 난 별로 입원하고 싶지 않았다.
내 우울증이 수시로 발병할 위험이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순 없다.
물론 내가 임세린과 헤어지지 않는다면 어디에 있든 다 시간 낭비겠지만, 입원은 싫었다. 병원에 너무 많이 와서 거의 내 절친이었다.
“중요한 일이 있어서, 제가 죽기 전에 꼭 완성하고 싶거든요.”
내 목소리가 너무 저조했다. 주상규 의사가 고개를 한쪽으로 돌렸다.
뇌암은 마치 내 생명의 카운트다운처럼 내 머릿속에 박혀 있다.
내 모든 게 그저 잠시일 뿐이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