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장

담배가 독약이라고 하지만, 이게 없으면 오늘 밤을 어떻게 지낼지 몰랐다. 거대한 절단감과 외로움이 계속 나에게 밀려오면서 날 삼켜버리려고 했다. 담배에 빠져든 느낌이 들었다. 그 고약한 담배 연기 때문이 아니라,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일 때마다 다른 생각이 안 나니까. 난 그렇게 공원에 앉아서 밤을 새웠다. 싸구려 담배를 한 대씨 피워가면서, 다 피면 또 사고, 그렇게 날이 밝아졌다. 난생처음 담배로 밤새우는 게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날이 거의 밝아지자, 도시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반면 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를 줍고 있다. 세어 봤는데, 거의 100개는 되는 것 같았다. 처음인데 하룻밤에 담배 5갑을 피웠다. 숨을 쉬는데, 폐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런 느낌을 정확하게 묘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담배를 자주 피우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알 것이다. 공원에서 나온 나는 담배꽁초를 전부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공원의 연못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내가 다가가자, 연못 안에 있는 고기들이 위로 뛰기 시작했다. 나한테 먹을 걸 구걸하고 있는 거겠지. 아쉽게도 난 그들에게 줄 먹이가 없었다. 연못을 지나 도시 각 골목을 거닐었다. 형형색색의 행인들이 있었다. 출근하는 사람들, 혹은 다른 이유로 바쁘게 길을 재촉하고 있는 사람은. 지금처럼 외롭고 평온한 적은 처음이었다. 이 세상에 내가 미련을 남길만한 물건이 없는 듯했다. 하지만 나의 많지 않은 친구와, 날 싫어해도 천 번, 만 번이고 좋아한다고 했던 여자랑 헤어지기 아쉬웠다. 정말 죽고 싶다! 죽음으로 임세린이 나에 대한 사랑을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다. 내가 죽으면 울까? 난 걸으면서 눈물이 났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우울증이 또 발작한 모양이다. 내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짜증이 났다. 울다가, 웃다가, 감정이 전혀 컨트롤되지 않았다. 난 그렇게 다른 사람의 놀랍고 이상한 눈빛 속에서 일반인과 다른 반응을 계속 보였다. 입꼬리를 들어 올려 봤지만, 너무나도 기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