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이건 우리가 평소에 자주 쓰지 않은 방이었다. 유일한 장점이라면 넓다는 것이다.
임세린은 내가 들어온 후, 문을 잠갔다. 그리고 아주 무서운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돌아오지 말라고 했잖아. 왜 돌아온 거야? 그리고 내가 집에 있는데 감히 내 친구한테 손을 대? 강주환, 너 참 역겹다.”
난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
정말 박설아가 내 집에 있을 줄 몰랐고, 내가 씻으려고 들어갈 때, 마침 박설아가 옷을 갈아입고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다.
문도 잠그지 않고 물소리도 나지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집에 다른 사람이 있는 줄 알겠는가?
임세린은 그저 집에 돌아오지 말라고 했지, 그녀의 피곤한 목소리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았다. 심지어 임세란이 또 유강우를 데려왔을 거란 생각도 했다.
그런데 그녀가 자기 절친을 데려왔을 거라고 전혀 생각 못 했다.
우리 사이에 오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박설아 그 여자가 날 모함하기까지 했다. 참 재수도 없지.”
“대답해! 너 일부로 그런 거야? 실수로 들어갔다고 쳐. 그럼 왜 만진 거야? 네가 역겹다고 생각 안 해? 넌 결혼한 남자야. 잊었어? 설아, 이혼을 두 번이나 해서 원래부터 남자 싫어하는데, 너희 둘 사이가 어떤지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알지? 그러니까 꺼져! 오늘 여긴 네 자리 없어!”
임세린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내 심장에 꽂혔다.
그녀가 날 집에서 내쫓는 것으로 이 일을 처리할 줄 몰랐다.
참 아이러니하네.
그리고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임세린이었다. 분명 한 집에서 몇 년을 함께 살았는데, 자기 친구 때문에 날 내쫓고 있다.
그것도 날 모함하면서.
심장에서 피가 흐르는 것 같았다. 난 몸부림을 치며 설명하고 싶었다.
“아니야. 박설아가 날 모함한 거야.”
“그러니까 설아가 나한테 거짓말했다고? 네 입에서 나온 이 말이 너무 우습다고 느껴지지 않니? 네가 날 적게 속였어? 내가 보기엔 거짓말하고 있는 사람은 너야. 나가! 오늘 밤엔 다시는 너 보고 싶지 않으니까.”
말을 마친 임세린은 나가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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