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내가 자리를 비켜줬으니, 갈 곳이 없는 난 당연히 집에 돌아가야 했다.
내가 집에 돌아갔을 땐 겨우 7, 8시였다.
초인종을 누르자, 도우미가 냉큼 문을 열었다.
“돌아오셨어요?”
도우미는 아주 예의 있게 인사했다. 난 고개를 끄덕이고 도우미 곁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하루 종일 놀고 밥 먹고 당구 쳐서, 몸에 술 냄새와 땀 냄새로 가득했다.
별로 짙은 냄새는 아니지만 그래도 본능적으로 씻고 싶었다.
그래서 곧장 욕실로 달려갔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 나는 당황하고 말았다.
안에서 한 여자가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거울을 마주하고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박설아였다.
난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죽어도 이 여자가 내 집에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다. 심지어 목욕할 때 문까지 닫지 않았다. 그래서 안에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
박설아도 당황한 모양이었다. 물방울이 깨끗한 그녀의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마 방금 씻고 나와 옷 갈아입을 생각인 듯했다.
내 반응은 그래도 제법 빨랐다. 난 신속하게 욕실 문을 닫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귀 막을 찢을 듯한 비명이 안에서 전해져왔다.
너무 시끄러워서 귀를 힘껏 막으며 거실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 상황을 확인하러 온 임세린과 부딪치게 되었다.
“강주환? 왜 돌아온 거야? 내가 그랬잖아. 일단 돌아오지 말라고.”
나를 본 임세린은 약간 화가 났다. 내가 그녀의 말을 거역해서,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에.
계속 나한테 따질 생각이었는데, 박설아의 비명이 너무나도 날카로웠다.
임세린은 날 힘껏 흘겨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세린아, 오늘 강주환 없다고 했잖아. 갑자기 쳐들어와서 내 가슴까지 만지고. 징그러워 죽겠어. 내가 그랬지, 이런 남자랑 결혼한 게 잘못이라고?”
난 아직 멀리 가지 않아서 박설아의 말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약간 화가 났다. 난 분명 모르는 상황에서 문을 열고 한 번 봤을 뿐이다. 그리고 바로 문을 닫았는데, 내가 자기 가슴을 만졌다고?
자기한테 그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난 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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