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난 사랑에 빠져 나 자신마저 잃어버렸고, 추재은도 그녀가 한 말처럼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았다.
추재은은 이제 30대이고 아직 미혼이다. 비록 지금까지 날 기다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난 여전히 죄책감을 느꼈다.
나 같은 30대의 쓰레기를, 심지어 결혼까지 한 쓰레기를 아직도 기다리는 여자가 있다니!
하지만 난 바로 알아차렸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었다.
추재은의 사랑은 건강한 사랑이 아니다. 보답을 바라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면 언젠가는 상처투성이가 될 것이다.
난 추재은이 정신을 차리게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여 젓가락을 내려놓고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도 알다시피 난 너랑 만날 생각 없어. 세린이와 이혼한다 해도.”
“알아! 난 다 알아. 난 그저 너한테 그것 하나만 알려주고 싶어. 난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거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난 그저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추재은의 미소는 더 밝아졌지만, 난 웃음 속에 담긴 슬픔을 아주 똑똑하게 느낄 수 있었다.
동병상련 때문인지, 아니면 남자 주인공이 나라서 그런지, 지금 이 순간, 심장에서 고통이 전해왔다.
‘봤지? 임세린. 너도 예전에는 지금의 추재은처럼 마음속에는 나밖에 없었어. 그리고 난 그때 어렸었고.’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예전에는 몰랐던 일을 알게 된다. 무언가를 잃어버리게 되고, 무언가는 천천히 변하게 된다. 하지만 근본이 변하지 않지만,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한테 전해지는 그 무언가는 꼭 존재한다.
난 서둘러 대화를 멈췄다.
이야기를 더 나눴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난 대충 이 화제를 마무리하고, 계약도 마무리하지 않은 채, 급히 도망치려 했다.
추재은은 나를 말리지 않았다. 내 생각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어느 순간에 추재은을 만났을 때,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내가 나가려 하는 순간, 추재은은 입을 열었다.
“주환 씨, 안 잡아먹으니까, 매번 만날 때마다 도망 좀 치지 마요.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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