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장
가장 가까운 사람 앞에서 가장 형식적인 말을 하는 것만큼 상처 주는 일은 더 없다.
비록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난 추재은이 날 마음에 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까 날 보는 순간 나타났던 표정은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예전에 나한테도 그런 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행동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비록 난 연습한 적이 없지만, 여전히 추재은의 앞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이건 날 사랑하지만,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우세 같은 거였다. 난 이번 계약이 성공하든 말든 관심이 없었으니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
추재은은 담담한 표정으로 나를 힐끔 쳐다보고, 일어서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한정 그룹 추재은입니다.”
추재은은 손을 내밀고 악수하려 했다.
난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앞서 말했다.
“강주환 씨, 진 지금 추재은이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의 신분으로 얘기 나누고 있는 겁니다. 쓸데없는 감정은 잊어 주세요.”
난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아주 잠깐 손을 잡았다.
추재은의 손은 작았고 피부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했다.
그것은 처음 추재은과 스킨십 했을 때의 느낌이었고, 난 바로 거리를 두었다.
우리는 자리에 앉았고,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추재은 씨, 저희 쪽 서류를 보시면...”
“미팅 절차를 잘 모르시나 본데, 단도직입적으로 일 얘기를 하시면 안 되죠. 전 급하게 나오느라 점심도 못 먹었어요, 일단 식사부터 하시죠? 임진 그룹이 식사 비용을 부담하기 힘들면 제가 대신 내드릴게요.”
추재은은 내 말이 끝나기 전에 끊어 버렸고, 바로 레스토랑 직원을 불렀다.
직원은 고등학생쯤 돼 보이는 친구였다. 그 친구는 머리를 숙이고 손에 펜과 종이를 든 채로 우리 주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추재은의 행동은 예상을 벗어났다.
“적을 필요 없어요, 이 메뉴에 있는 요리를 모두 1인분씩 주세요.”
추재은의 말에 그 친구는 깜짝 놀랐다.
그 친구는 이런 요구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게 분명했고, 들어 봤다 해도 아마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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