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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안동우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왜 그렇게 쳐다보는지 말해봐.” “너도 날 계속 쳐다봤잖아. 너부터 말해.” 안동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갑자기 흥분하는 걸 보니까 제수씨한테 연락이 온 게 맞네.” “웃기지 마. 내가 여자 때문에 기분이 오락가락할 사람이야?” 최현우는 눈을 부릅뜨더니 경고하듯이 말했다. “계속 이런 얘기할 거면 당장 나가. 밥 안 사줄 거야.” “알았어. 직접 털어놓을 때까지 다시는 얘기 안 할게.” 안동우는 최현우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캐물어도 결과는 똑같았기에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고 단념했다. 두 사람의 관계라면 최현우의 아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유진이한테 연락해야겠다. 시간 된다고 하면 이쪽으로 오라고 할게.” 안동우는 핸드폰을 꺼내 신유진에게 전화를 걸었고 최현우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예전에 두 집안 어르신은 최현우와 신유진이 어려서부터 함께 자랐기에 서로에 대한 감정이 남달라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두 사람한테는 우정만 있을 뿐 사랑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안동우가 신유진을 짝사랑했지만 자신을 전혀 이성으로 보지 않는 신유진 때문에 지금껏 고백 한 번 해보지 못했다. 최현우가 줄곧 옆에서 용기를 주며 격려했으나 그는 여전히 짝사랑만 했고 괜히 고백했다가 사이가 어색해져 친구마저 잃게 될까 봐 겁이 났다. 신유진은 스스로 의원을 개업한 치과의사였고 최근에는 선배와 후배의 도움을 받으며 의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안동우가 전화할 당시 신유진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유진아, 와서 밥 먹어. 현우가 쏜다니까 센트롤 호텔로 와.” 신유진이 답했다. “나 지금 바빠. 시간 없어.” “다른 의사한테 맡기고 그냥 와. 깜짝 놀랄만한 빅뉴스가 있는데 안 들을 거야?” 신유진을 불러오기 위해 안동우는 괜한 이야기를 들먹이며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 “빅뉴스? 뭔데? 로또라도 당첨된 거야?” “오면 알려줄게.” “선배가 오늘 휴가 내서 내가 지금 갈만한 상황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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