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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다른 남자에게 고백을 하고 싶지는 않았던 설인아는 친구들이 몰아가기도 전에 재빨리 선택을 마쳤다. “난 진실.” 하지만 설인아의 진실에도 흥미가 생긴 건지 친구들은 그녀와 육진수 사이를 번갈아 보며 눈을 빛냈다. 그때 방지효가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럼 내가 물어볼게. 인아야, 넌 진짜 진수 안 좋아해?” 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에 친구들은 다들 설인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아무 질문이나 하는 방지효 때문에 이를 갈던 설연우도 설인아의 대답이 궁금하기는 했는지 주먹을 불끈 쥐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만약 설인아가 좋아한다고 말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눈빛이었다. 육진수 역시 술잔을 든 손을 움직이며 설인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을 때 설인아는 들고 있던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응, 안 좋아해.” 그 말을 듣자마자 육진수는 미소를 싹 지우고 손에 힘을 주며 한층 어두워진 표정으로 설인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육진수는 아직도 그녀가 밀당을 하는 거라고 여기고 있었다. 설인아의 제일 친한 친구인 남하연이 만든 자리이니 설인아가 자신과 가까워지려고 일부러 기회를 만든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설인아게 그런 전적이 있었기에 육진수의 오해는 전혀 사그라지지 못하고 있었다. 다들 설인아가 이렇게 쉽게 대답할 줄 몰랐어서 놀라고 있을 때 방지효는 잔뜩 흥분한 채로 설인아를 향해 또다시 물었다. “왜?” 설인아가 육진수를 좋아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갑자기 싫어한다고 하니 그 이유가 궁금한 게 당연했다. 하지만 설인아는 방지효의 질문에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그건 두 번째 질문이잖아.” 이런 개인적인 대답을 하면서도 차분함을 유지하며 남자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설인아에 남하연은 눈을 크게 뜨며 모임이 끝나면 그녀에게 제대로 물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설인아의 대답을 들은 설연우는 그제야 주먹을 풀며 그래도 설인아가 눈치는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줄곧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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