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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설인아는 눈에 웃음을 머금고 발걸음을 빨리 옮기면서 하시훈과 나란히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은 조용하였고 홀서빙 외에 손님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설인아는 잠시 멈칫해서 손목시계를 보았다. 저녁 8시 15분, 장사가 가장 잘 되는 시간대였다. 설인아의 눈빛이 흔들렸다. 역시 그는 아무거나 먹자고 여기에 들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원래 샤브샤브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것은 그녀를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 많은 여자들이 샤브샤브를 좋아하니까.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가시죠.” 설인아는 시선을 거두고 옆에 있는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 아무 말 없이 종업원의 뒤를 따랐다. 종업원은 두 사람을 데리고 좌석에 앉힌 후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놓기 시작했다. 설인아는 음식들을 보자 점점 놀라워했다. 조금 전에 하시훈이 자기가 여자라서 샤브샤브를 좋아할 것으로 추측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녀의 생각이 또 바뀌었다. 그것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음식은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우연일 리가 없다. 설인아는 착잡한 표정으로 하시훈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자기와 무관한 것처럼 냉랭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신분과 능력으로 전혀 자신의 취향을 조사할 필요가 없었다. 설마 그가 전에 말한 평생 같이하겠다는 말이... 사실였어? 설인아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런 이상한 느낌에 그녀는 호흡이 멈출 뻔했다. 그녀를 위해 뜨거운 물로 수저를 데치고 있는 하시훈을 보자 마음이 더욱 묘한 느낌이 들었다. 고맙다고 말하려고 입을 열다가 다시 입을 닫았다. 하시훈은 낯선 사람을 대하는 듯이 예를 차리는 것이 싫다고 한 적이 있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식당을 미리 대절할 줄은 몰랐네.” 하시훈은 다 데친 그릇과 수저를 정연하게 그녀의 앞에 놓은 후 그녀를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응. 난 사람이 많은 걸 좋아하지 않으니까.” 설인아는 입술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냄비가 빨리 달아오르면서 육수가 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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