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바로 그때, 문밖에서 한 사람이 걸어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에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본 설인아는 하시훈과 어느 정도 닮은 것 같은 60세가 넘는 어르신을 발견했다. 날카로운 눈썹과 꽉 다문 입술은 왠지 모르게 위엄이 느껴졌다.
슈트를 입은 그의 모습은 나이가 있음에도 당당해 보였다.
이 사람이 바로 하시훈의 아버지, 하영준이었다!
하영준이 밖에서 들어오는 것을 본 고정윤은 설인아를 앞으로 끌고 나가며 하영준에게 말했다.
“여보, 시훈이의 아내 설인아예요...”
여기까지 말한 뒤 설인아를 돌아보며 계속 소개했다.
“이분이 시훈이의 아빠야.”
설인아는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얼른 내려놓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하영준을 향해 몸을 굽혀 공손히 인사했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설인아는 이 호칭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처음 보는 사람을 바로 이렇게 부르는 것이 왠지 버거웠다.
고정윤과 비슷한 태도일 줄 알았던 하영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눈빛으로 설인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설인아 씨, 함부로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거 아니야.”
분위기가 순식간에 냉랭해졌다.
설인아도 온몸이 굳어진 듯했다. 보아하니 하영준은 그녀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은 설인아가 바꿀 수 있는 것도, 신경 쓴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다. 하시훈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고정윤이 하영준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 영감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고정윤의 말에 하영준이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정윤이 뒤돌아서서 설인아를 보며 분위기를 풀려고 했다.
“너희 아버님이 며느리를 처음 보다 보니 긴장했나 보다. 신경 쓰지 마.”
이러다가 며느리가 놀라서 도망이라도 가면 어떻게 하려고!
늙은 영감탱이가 정말!
고개를 끄덕이며 고정윤에게 응답한 설인아는 입을 다물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소파 메인 자리로 걸어간 하영준은 자리에 앉자마자 집 안을 둘러보며 묻었다.
“그 자식은 어디 갔어?”
고정윤은 이런 하영준이 너무 불만스러웠지만 자신의 방 쪽을 바라보며 대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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