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숨을 깊게 들이마신 설인아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말을 이어갔다.
“주의사항을 모두 적어둘게요. 반드시 철저히 지켜주세요.”
테이블 위에 노트가 있는 것을 발견한 설인아는 펜꽂이에서 펜을 꺼내 빠른 속도로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분 후,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를 조희영에게 건넸다. 사실 이것은 조희영을 위해 쓴 것이었다.
굳은 얼굴로 종이를 받은 조희영은 방금 자신이 한 말이 얼마나 심했는지 깨달았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화를 내며 떠났을 것이지만 설인아는 다행히 그녀의 아들을 계속 치료해줬다.
조희영은 설인아를 바라보며 어색한 얼굴로 말했다.
“방금 내가 말이 심했지... 미안해...”
잠든 지서훈에게 아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지영수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쉰 뒤 설인아 앞으로 다가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신의, 정말 고마워요. 앞으로 주의할게요. 방금 내 아내가 너무 당황해서 그랬어요. 너그럽게 봐줘요.”
설인아는 지서훈을 다시 한번 확인한 뒤 지영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이만 가 볼게요.”
선물을 고르러 가야 했기에 지체할 시간이 없는 설인아는 얼른 물건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하씨 가문 본가에 가는 날이 점점 다가오는데 아직도 선물을 정하지 못했다.
지영수와 조희영이 따라나서려 하자 문 앞까지 온 설인아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방 안의 사람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치료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외부에 알리지 마세요.”
지영수와 조희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했다.
“그건 걱정하지 말게. 절대 알리지 않을 테니.”
과연 그럴까?
조금 전, 설연우의 전화를 떠올린 설인아는 지영수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뒤 다시 한번 경고했다.
“전에 있던 하인들이 입이 너무 빨라서 소문을 빨리 퍼뜨리네요. 하인들을 교체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말을 마친 설인아는 더 이상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떠났다. 집에 남아 있는 지영수와 조희영은 굳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지영수가 고개를 돌려 양진환에게 지시했다.
“진환아, 가서 처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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