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장
차재욱이 고통스레 눈을 질끈 감았다.
대체 그 상처가 얼마나 깊길래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걸까.
지어 가장 신뢰하던 친구인 임지연에게도 가지 않은 강서현은, 지금 여기에서 한 가닥 희망이라도 얻기 위해 기도를 드리려 한다.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 서현을 끌어안은 재욱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내가 가서 부를게. 스님한테 물어보자 응?”
고개를 든 강서현의 눈가에 불신이 어렸다.
“너 믿어도 돼?”
차재욱이 그녀의 얼굴을 붙잡았다.
“언제 어디서든 난 믿어도 돼. 서현아, 이젠 절대 너 안 속일게.”
믿음이 가지 않았는지 서현의 눈꺼풀이 잘게 떨려왔다.
“이준 씨도 그랬어, 세상은 못 믿겠어도 자긴 믿어도 된다고. 그래서 그 어둠에서 빠져나온 건데.
결국 그 사람도 날 속였어, 이젠 누굴 믿어야 되지.”
무기력하면서도 비통한 눈빛이 차재욱의 가슴을 저리게 만들었다.
“기다려, 내가 가서 문 두드려볼게.”
강서현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성큼성큼 사찰로 다가간 차재욱이 힘껏 문을 두드렸다.
한참만에야 안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시간에 누굽니까?”
“스님, 문 좀 열어주십시오. 급한 일입니다.”
문을 연 스님이 차재욱을 훑어보다 뒤에 있던 강서현에게 시선을 옮겼다.
천천히 고개를 든 서현이 입을 열었다.
“정혜 스님, 저예요.”
강서현에게로 다가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는 정혜 스님이 그제야 말했다.
“강서현? 여긴 웬 일이니?”
몸을 일으킨 서현의 눈가에 직전보다는 빛이 감돌았다.
“법사님 뵈러 왔습니다.”
“얼른 들어와. 비 맞으면 어떡해, 몸 안 좋은 거 알면서.”
둘을 데리고 선방으로 들어온 정혜가 강서현에게 깨끗한 회색 승복을 건넸다.
“여성용은 없으니까 되는 대로 입어. 얼른 가서 뜨거운 물에 몸부터 녹여라, 난 생강차 끓이라고 할게.”
고개를 끄덕인 강서현이 물었다.
“법사님은 주무세요?”
“아직 좌선하고 계시지. 끝나시면 그때 너 데리고 갈게.”
“네.”
갈아입을 옷을 들고 강서현이 욕실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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