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장
곁에 있던 직원이 부러움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천하의 차재욱에게 어디 여자가 없을까, 그런데도 그는 전처에게만 일편단심이다.
이 여자를 붙잡겠다고 결혼식을 파투 낸 건 물론 지금은 소소한 연애부터 시작하겠단다.
아마 이런 남자라면 전에 잘못을 했어도 용서받지 않을까.
다들 당사자인 강서현보다 더 흥분한 눈치였다.
속으로 묵묵히 차재욱을 위해 기도하던 그들과 달리, 강서현의 표정은 무감했다.
그래도 예상과 달리 손을 내밀고는 가볍게 한마디 했다.
“응, 그러자.”
차재욱과 함께 지낸 뒤로, 강서현에겐 선택의 권리가 없어져서다.
그저 약속한 1년의 시간이 빨리 지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때가 되면 완전히 차재욱에게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이게 강서현의 본의에 어긋난다는 걸 차재욱도 잘 안다, 그러면 또 어때서?
곁에만 둔다면 분명 어느 날엔가 다시 절 사랑하게 될 거다.
반지를 끼워준 그가 서현의 손에 입을 맞췄다.
“이젠 네가 끼워줄 차례야.”
강서현은 뜻밖에도 망설임 없이 차재욱의 손에 반지를 끼워줬다.
약지에서 빛나는 실버링을 보고 그가 싱긋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두 손으로 강서현의 얼굴을 붙잡은 차재욱의 목소리는 다정하면서도 미련으로 가득했다.
“우리 이젠 커플다운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 말에 강서현의 몸이 본능적으로 얼어붙었다.
두 손은 차재욱의 옷깃을 꽈악 붙잡기까지 했다.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억누를 수 없었다.
솟구치는 거부 반응을 삼키며 서현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얌전한 그 모습이 외려 억울한 아기 고양이 같았다.
일순 복잡한 감정으로 뒤엉키는 차재욱이다.
몇 번의 고배를 맛보고 힘들게 곁에 데려온 여자다.
얼마나 그 입술을 탐하고 싶을까.
그럼에도 재욱은 잘 안다, 지금 서현의 모든 언동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게 아니라는 걸.
남자가 다소 거친 손가락으로 강서현의 보드라운 입술을 쓰다듬었다.
충동을 억제하려는 그의 목소리가 무겁다.
“서현아, 내가 널 얼마나 원하는지 알아? 근데 그렇게는 못해, 네가 사랑할 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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