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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장

여민석은 이 소리를 듣자 고민하지 않고 뒤뜰로 돌진했다. 차한빈도 그 뒤를 쫓았다. 뒤뜰에서, 분리된 약초 봉지들 사이에 백은서는 얼굴 반쪽이 부은 채 서 있었다. 그녀의 입꼬리에는 새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고 깨끗한 옷은 흙투성이가 되어있었다. 그녀는 초라하게 약초에 누워 있었는데 어깨에는 피가 흐르는 상처가 있었다. 여민석은 서둘러 그녀를 부축해 일으키고 그녀를 걱정스럽게 안았다. 떠나기 전, 여민석은 몸을 돌려 책망하는 얼굴로 유소정을 바라보았다. "왜 자꾸 은서를 괴롭히는 거야?" 칼을 꽉 쥐고 있는 유소정의 얼굴이 창백했다. 그녀는 입을 열었지만 말하는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가느다란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가여웠다. 차한빈은 급히 앞으로 걸어가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그가 부드럽게 물었다. "소정아, 괜찮아?"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에서 작은 칼을 빼앗았다. 유소정은 고개를 들자마자 여민석의 차가운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곧 슬픈 웃음을 지었다. 아직 설명도 하지 않았는데 그는 그녀가 백은서를 괴롭힌다고 생각하나? 왜 백은서가 그녀한테 누명을 씌웠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 "석아, 나 너무 아파." 백은서는 그들이 부부처럼 눈을 마주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불편했다. 여민석은 몸을 돌려 떠나면서 유소정을 흘깃 쳐다보았다.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서서 뭐 하는 거야? 빨리 따라와." "잠깐만요." 차한빈은 유소정의 손을 잡아 그녀가 따라가려는 발걸음을 막았다. "'석이' 씨는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지 않아? 칼이 소정이 손에 있으니까 책임은 모두 소정씨 쪽에 있다, 뭐 그런 건가?" "한빈아, 흉기가 걔 손에 있는데, 이 사람이 범인이 아니면 누가 범인이야?" 여민석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몹시 언짢았다. 그는 누군가가 그의 물건을 만지거나 생각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차한빈는 그 두 가지를 사항을 다 건드렸을 뿐만 아니라 나대기까지 했다. 이 느낌은 그를 매우 불쾌하게 만든다. 차한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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