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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네?” 유소정은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뭘 했다는 거지?’ 여태식은 그녀가 부끄러워 일부러 그러는 줄 알고 아무리 바빠도 자신의 몸을 잘 돌보라고 당부했다. “네, 할아버지, 할아버지도 건강 잘 챙기세요.” 유소정은 어리둥절한 채 전화를 끊었다.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께서 전화를 걸어와 갑자기 잘했다고 한다. ‘설마 LS그룹 근처에 노점을 차린 것이 여민석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유소정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LS그룹 빌딩은 서울시 중심에 있는데 이 거리에 있는 사람은 전부 서울 사람이다. 그러니 유동량이 가장 많고 노점을 차릴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비록 할아버지께서 오해하셨지만 유소정은 따로 해명하지 않았다. 돈을 더 벌고 싶을 뿐이었다. 유소정은 이틀째 노점을 벌여 온라인 쇼핑몰의 재고를 모두 팔았다. 비록 상품은 폭발적으로 팔렸지만, 여민석이 정지한 카드 금액에 비하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다. 유소정은 노점을 차릴 때 연구한 인기 처방전을 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예전부터 회사에서 그녀의 개량된 처방을 사려고 했다. 이 미용 약은 처음에 유소정이 부잣집 사모님에게 드리려고 만든 것으로서 가격은 비싸지만 효과도 매우 좋았다. 하지만 부잣집 사모님들은 유명 브랜드가 아니라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팔리지 않았다. 오히려 제약회사들이 와서 싸게 대량 생산해서 그녀가 말한 효과를 얻으려고 했다. 하지만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는 유소정은 그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유소정이 걱정하고 있을 때 누군가의 하루도 그다지 편하지는 않았다. 불과 이틀 사이에 여민석은 몇 살이나 늙어가는 것 같았다. 그는 짜증이 나서 집에도 돌아가지 않았고, 심지어 백은서가 만나자고 해도 대꾸하지 않고 휴게실 드레스 룸에 혼자 있었다. 이 드레스 룸에는 유소정이 특별히 만든 약봉지가 있었다. 향기가 은은했지만 그에게는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대표님, 백은서 씨 오셨어요.” 서욱은 드레스 룸 입구에 서서 보고했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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