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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서욱은 묵묵히 미지근한 물을 건네며 의사를 밝혔다. 여민석은 폐가 아플 정도로 기침을 해서 결국 그 소금물을 받아 들어야 했다. 아까 생수보다 소금 맛이 조금 더 나는 것 같은데 이따위 물이 60만 원이라는 것이 의아했다. 한 모금 마시자 목이 한결 편해졌지만 여민석은 더는 마실 수 없었다. 그래서 짜증 내며 한마디 뱉었다. “나가 봐. 임원들에게 10분 후에 다음 시즌 계획 회의를 열 거라고 전해.” “알겠습니다.” 서욱의 덤덤한 모습은 마치 로봇 같았다. 여민석은 널찍한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곳곳에 익숙한 냄새가 났는데 은은히 풍겨오는 배꽃 나무 향도 그가 좋아하는 냄새였지만 지금 이 순간 여민석은 이곳이 감옥처럼 느껴졌다. 가는 곳마다 모두 그를 불편하게 한다! 서욱은 아래층에 있는 임원 사무실로 찾아가 여민석의 말을 전했다. 한창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 임원들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서 비서님, 농담하세요? 이틀 전에 다음 시즌 계획을 마쳤잖아요. 회의 현장에서 대표님이 분명 오케이했는데 왜 지금...” “회의 때 대표님에게 직접 물으세요.” 서욱은 말을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임원들은 할 말을 잃었다. 대표님이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는 말은 그들이 계획한 20%의 이윤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이 머리를 짜내어 노력해서 완성한 결과이다. “5분밖에 안 남았어요... 다시 계획을 짤 시간이 어디 있어요?” 다들 울고 싶을 심정이었다. 5분 후, LS그룹 1번 회의실. 분명히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회의실에 15명만 앉아 있었는데, 여민석이 어두운 얼굴로 들어오자 모든 임원은 숨도 쉴 수 없을 것 같았다. “왜 다 쳐다보고 있어? 회의를 시작해.” 회의가 시작된 지 3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입을 열지 않자 여민석은 아까보다 안색이 더 나빠졌다. 회의실 분위기는 아까보다 더 팽팽해졌고 우왕좌왕하던 임원들은 계획도 다시 세우지 못한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틀 전 회의를 통해 채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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