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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다른 손님이 없는 것을 확인한 유소정은 지갑에 넣어둔 현금을 꺼내 세어 보았다. 대부분 전자결제로 계산했고 소수의 사람만 현금을 썼다. 하지만 만 원짜리 현금도 한 장씩 겹쳐놓으니 두툼한 뭉치가 되었다. 여민석은 여우처럼 웃는 유소정을 유심히 바라보며 그 만족스러운 미소에 눈이 부셨다! “대표님?” 서욱은 부탁하듯 여민석을 바라보았다. 여민석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LS그룹으로 향하며 차갑게 말했다. “쓰레기 한 무더기가 뭐가 그리 소중해?” 대표님께서 그렇게 말하니 서욱은 더는 강요하지 않고 여민석과 함께 떠났다. 흐뭇하게 돈을 세던 유소정은 그가 돌아서자 순간 미소가 사라지고 깨끗한 얼굴에 씁쓸한 표정이 떠올랐다. 남의 눈에는 돈 주고도 구하기 힘든 물건이 그의 눈에는 쓰레기 더미로 보였다. 여민석은 그가 말하는 ‘쓰레기’를 위해 그녀가 얼마나 많은 밤을 새웠는지 모른다. 연고, 잼, 티백 등을 옛날 처방으로 조금씩 포장하며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유소정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자신을 격려했다. “유소정, 방금 이미 아주 잘 표현했어! 파이팅! 언젠가는 그를 마음속에서 쫓아낼 수 있을 거야!” LS그룹의 꼭대기 층.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여민석은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익숙한 약 냄새를 맡았다. 그의 비서들은 거의 모든 사람이 피로 방지 향낭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밀폐된 공간에 이렇게 많은 향낭이 모여도 은은한 향기만 나고 코를 찌르지 않아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표정이 어두워진 여민석은 발걸음이 아까보다 빨라졌다. 유소정은 LS그룹의 사람에게 팔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LS그룹의 비서실 사람들은 하나씩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유소정이 밀당하는 거라고 더 굳게 믿었다. 그가 스스로 고개를 숙이게 하려는 게 목적일 거로 생각했다. 사무실에 들어서 문을 닫아 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막는 향낭을 철저히 차단하고 난 여민석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단추를 두 개 풀고 의자에 앉은 뒤 물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하지만 담백한 물에 금세 눈살을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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