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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장

“뭐가 얼마를 원한다는 거야?” 유소정은 깜짝 놀라 그를 쳐다봤다. 왜 갑자기 이렇게 화를 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여민석은 냉소를 흘렸다.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혐오가 다시 한번 차올라 목소리마저 차가워졌다. “6억도 부족하면 대체 얼마를 원하는 거야?” 그의 말에 유소정은 그제야 번뜩 깨달았다. ‘설마 6억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한 거야?’ 유소정은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 하지만 막 말을 뱉으려는데 여민석의 짜증 난 듯 일그러진 미간을 보자 누군가가 목을 턱 조르는 것만 같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여민석이 인내심을 잃어가려고 할 때 유소정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필요 없어, 여민석. 그 돈으로 네 첫사랑 약이나 사줘.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이던데. 멀쩡한 속에 구멍이 가득해서 수밖에 안 들어차 있던데, 제대로 몸보신해야겠더라.” 말을 마친 유소정은 등을 돌려 그를 지나쳐 떠났다. 등을 돌려 떠나는 유소정의 뒷모습을 본 여민석의 그윽한 눈동자에 냉기가 스쳤다. ‘말 하나는 참 독하게 하네!’ “민석아….” 여민석이 막 떠나려는데 풀숲에서 백은서의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빠르게 다가간 여민석은 백은서의 붉어진 눈시울을 보자 입술을 꾹 담루었다. “왜 여기 숨어서 울고 있어?” “미안해, 민석아. 내가, 내가 너한테 민폐를 끼쳤어.’ 백은서는 붉어진 눈시울을 한 채 여민석의 어깨에 기대려 했지만 두 사람의 거리는 조금 멀었다. 백은서는 여민석의 마음속에 도대체 자신이 있기는 한 건지 이제는 조금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자신이 있다면 요즘 왜 이렇게 많이 바뀌게 된 걸까? 늘 자신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유소정과 함께 있을 때면 시선이 그도 모르는 사이 유소정에게로 향했다. 여민석이 막 입을 열려는데 구정혁이 정장 차림의 보디 가드를 데리고 다가왔다. “민석아, 어르신께서 보낸 사람들이 도착했어.” 구정혁은 여민석을 향해해 눈을 찡끗했다. 그는 어르신이 갑자기 사람을 보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여민석은 그그 여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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