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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장

전까지만 해도 그는 유소정같이 마스크를 쓴 채 사람들 앞에 본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하는 사람은 분명 도도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루 동안 같이 지내고 보니까 유소정은 열심히 하는 데다 허세는 하나도 없었고 말하는 목소리도 몹시 부드러워 백은서보다 훨씬 괜찮은 느낌을 주었다. 막 주방으로 나온 유소정은 마침 구정혁과 마주쳤다. “구정혁 씨, 어르신께서 저더러 본가에 오라시는데 라이브는 아마도….” 유소정이 민망한 듯 입을 열었다. 자신이 왠지 이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만 하면 여러 가지 일로 1회 촬영에 지장이 갔다. 구정혁은 곧바로 미소를 지었다. “에이, 난 또 뭐 큰일이라고! 제가 하려던 말과 비슷하네요. 백은서 씨는 이미 어르신께서 보낸 사람이 데려가셨어요. 메인 게스트가 없으니 저희 쪽도 라이브 중지해야 해요.” “어르신의 사람이 데려갔다고요?” 유소정은 조금 의아해졌다. ‘어르신은 여민석에게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겠다는 건가? 이러다 여민석을 자극하면하면 어쩌려고?’ 구정혁은 아침의 강경하던 보디가드를 떠올렸다. 여민석이 자리에 있었는데도 그들은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곧바로 사람을 끌고 갔었다. 간단하게 아침에 있었던 일을 설명한 그는 걱정스레 말했다. “유미오 씨, 괜… 찮으시죠?” 유소정이 어젯밤에 여씨 가문 가보인 옥패를 꺼내 망설임 없이 여민석에게 전해줬던 것이 떠올랐다. ‘정말로 여민석에게 마음이 식은 걸까?’ “당연히 괜찮죠! 그럼 전 먼저 가볼게요.” 유소정은 어르신이 오래 기다릴까 봐 걱정되기도 했고 화를 내도 몸이라도 상할까 봐 더 걱정이 됐다. 구정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차 준비시킬게요.” 유소정도 딱히 내외하지는 않고 군부에서 차를 타고 여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 여씨 가문 본가. 거대한 거실에는 오직 여씨 가문 어르신과 조손 세 명이 있었다. 하지만 공기는 얼어붙기라도 한 듯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형준을 선두로 한 고용인들은 눈치껏 거실 입구에 서 있었다. 그 누구 하나 고개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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