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장
“고모님의 말씀이 맞아요. 하지만 아무리 평생 노력을 해도 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평범한 사람은 눈 부신 태양을 좋아할 권리조차도 없는 겁니까?”
유소정은 담담하게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봤다.
마스크 위의 두 눈은 흑백이 명확해 구정혁은 곧바로 유소정의 화면을 줌인했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모공 하나 보이지 않았고 두 눈동자에는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
여진화는 코웃음을 치더니 별꼴이라는 듯 고개를 돌렸다.
“여기서 궤변 늘어놓지 마. 네가 어떤 사람인 줄 내가 모르는 줄 알아? 똑똑히 들어, 사람은 제 주제를 알아야 하는 거야! 너같이 꿈만 큰….”
“크흠, 고모님, 얼른 식사하세요. 저를 위해 녹화에 참여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백은서는 적당히 여진화의 말을 자르며 떠온 죽을 건넸다.
불쾌했던 여진화는 백은서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구정혁이 자신의 오만방자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까 걱정이 된 그녀는 성질을 있는 힘껏 눌렀다.
백은서는 착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 유소정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미오 씨, 고모님이 하신 말은 마음에 두지 마요. 모든 사람은 태양을 바라보고 사랑할 권리가 있어요. 그저 그 길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만 않는다면요.”
“알겠어요.”
유소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마스크를 벗지 않을 생각이기에 카메라와 렌즈가 없는 곳에서 식사를 했다.
여민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윽한 눈동자는 이따금씩 그녀를 쳐다봤다. 왠지 오늘 그녀를 새로이 알게 된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친 뒤, 유소정은 진지하게 간병인의 당부를 들으며 모든 노인의 자세한 취미와 모든 것들을 노트에 기록했다.
저녁까지 바삐 돌아쳤다. 유소정은 팽이라도 되는 듯 내내 쉬는 시간 한번 없이 정신없이 돌아쳤다.
겨우 마련된 저녁 식사 시간 동안 유소정은 함께 모인 사람들을 보며 외로이 입구에 서 있었다.
마치 자신과는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사람들의 모습에 초점이 풀려있던 유소정은 이따금씩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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