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송민호의 팔순 잔치가 되어서야 송수아는 박시원과 얘기할 기회를 얻었다.
불빛이 교차하는 가운데 박시원은 웃으며 손에 든 선물을 송민호 곁에 있는 집사에게 건넸다.
“할아버지, 생신 축하드립니다. 만수무강하세요.”
송민호는 크게 웃으며 연거푸 좋다고 말했다.
“너와 수아가 행복하게 사는 걸 보니 이제 시름을 놓을 수 있겠어.”
마음이 따뜻해진 박시원은 장모님과 장인어른에게 인사를 나눈 후 위층으로 올라가 휴식했다. 곧 문이 닫힐 무렵 한 손이 문틈에 끼어들며 아픈 소리를 내자 그는 얼른 문을 다시 열고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수아야...”
박시원의 웃고 있던 입꼬리가 갑자기 굳어졌다.
“뭐 하는 거야?”
송수아는 방에 비집고 들어가 그의 품에 안기려고 다가갔지만 박시원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며 눈살을 찌푸렸다.
“일이 있으면 말해, 귀찮게 하지 말고.”
박시원이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을 보고 송수아는 괜히 마음이 아파 났다.
“난...”
머뭇거리며 말도 하지 못하는 송수아를 보고 박시원은 그녀와 더 얘기할 의욕조차 사라져 문 앞에 가서 문을 열고 송수아를 마주 보았다.
“할 말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나가줘. 난 휴식해야겠어.”
송수아는 그제야 심호흡을 하고는 그를 뚫어지라 쳐다봤다.
“시원아, 너에게 사과하고 싶었어.”
‘뜬금없이 사과?’
이게 바로 박시원의 첫 반응이었다.
“왜 갑자기 사과하려는거야?”
송수아는 씁쓸하게 웃었다.
“네가 쓴 일기장을 보고서야 네가 나 때문에 억울한 일을 이렇게 많이 당한 걸 알게 됐어.”
“그래서?”
박시원의 눈빛은 아무런 동요가 없었는데 마치 자기와 상관없는 일을 듣는 것 같았다.
송수아의 눈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내가 허민준을 위해 떠난 그 날들이 너에게 이렇게 아프고 억울한 시간이 될 줄 몰랐어. 아이는 이미 지웠어. 난 너와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송수아의 뒤늦은 뉘우침을 들으며 박시원은 그저 웃고 싶었다.
‘억울하다고? 지난 5년 동안의 결혼에서 그저 조금의 억울함만 당했다고 생각하는건가?’
하지만 박시원은 억울하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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