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결국 박시원은 송수아와 함께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홍지민이 서랍에 넣어둔 그 서류와 일기를 보고 심장병이 발작하여 병원에 입원했다.
안색이 창백한 장모님을 보며 박시원의 마음은 죄책감으로 가득 찼다.
송씨 집안에서 송수아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그를 매우 좋아했는데 특히 홍지민은 가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을 정도로 각별했다.
“장모님, 죄송합니다...”
홍지민은 한숨을 내쉬며 그의 손을 다독였다.
“사과할 게 뭐가 있어. 우리 딸 잘못인데.”
홍지민은 그를 처음 봤을 때가 떠올랐다.
깨끗하고 패기가 있는 젊은이가 눈이 반짝이며 허름하지만 깨끗한 옷을 입고 얼굴이 빨갛게 된 채 그녀에게 인사했다.
하지만 결혼 5년 만에 그의 눈은 외로움과 절망으로 가득 찼다.
딸을 설득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송수아의 마음속에는 온통 허민준으로 가득 차서 전혀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지금 이 지경까지 온 것은 모두 그녀가 박복한 탓이라 생각했다.
고택에서 송우진은 실망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았다.
어릴 때부터 딸은 줄곧 그의 자랑이었는데 어린 나이에도 송수아는 일 처리가 듬직하고 노련했다.
그와 아내는 단 한 번도 이런 딸 때문에 속 썩인 적 없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결혼 생활을 할 때는 철없는 아이처럼 제멋대로 굴며 남편의 기분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딸이지만 싸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 동안 어머니 뵈러 가지 마. 엄마가 널 보면 화를 내. 방에 돌아가서 잘 생각해 보고 다시 얘기하자.”
신혼 방으로 돌아온 송수아는 답답한 마음에 방안을 왔다 갔다 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방 안은 여전히 박시원이 떠났을 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화장대 위에는 그가 끼지 않은 결혼반지가 놓여 있었다.
송수아는 다가가서 반지를 집어 들었다. 오랫동안 착용하지 않아 반지 위에 얇은 먼지가 쌓여 있었다.
그녀는 그 반지를 보면서 잠시 멍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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