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그래도 돼. 이대로 집에 돌려보내면 이웃들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 거야.”
반지훈은 안전벨트를 맨 후 옆 조수석에 앉은 강금희의 얼굴을 툭툭 치며 말했다.
“누나, 잠들지 마! 차에서 내리면 감기 걸리니까.”
강금희는 반지훈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은 채 이미 쿨쿨 자고 있었다.
뒷좌석에 앉은 신다정도 차 안의 난방 때문인지 벌써 잠이 들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은 더욱 시뻘게졌다.
지태준은 뒤에서 담요를 꺼내 신다정의 몸을 덮어주며 말했다.
“좀 자, 곧 도착하니까.”
말을 들은 신다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피곤한 것은 사실이었다. 어느새 차창 옆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한편 서재에 있던 박시언은 컴퓨터를 덮었다. 조용한 집안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미간을 비볐다. 휴대전화를 봤지만 신다정의 소식은 없었다.
잠시 후 이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박시언은 전화를 받자마자 물었다.
“신다정은?”
“사모님께서 클럽에 계신 것 같아요.”
“클럽?”
박시언 눈살을 찌푸렸다.
과거 신다정은 이런 장소에 거의 드나들지 않았다. 최근 간 것도 허성운과 만났을 때일 뿐이다.
지난번 일로 인터넷에서 그렇게 큰 소동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감히 다시 갈 수 있겠는가?
“네. 목소리가 잘 안 들렸습니다. 전화기 너머 소리가 시끄러웠고 사모님이 술을 마신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오기 싫다고 했습니다.”
이 비서의 말에 박시언은 기가 막힐 뿐이었다.
“사람 시켜서 당장 찾아! 한밤중에 여자애가 클럽에 가다니! 미친 거 아니야?”
“박 대표님, 조급해하지 마세요. 이미 사람을 시켜 찾는 중입니다. 곧 소식이 있을 겁니다.”
해성시의 모든 유명한 클럽에 인맥이 있다 보니 누가 그곳에 갔는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박시언이 말했다.
“신다정을 찾는 즉시 나에게 전화해.”
“예, 박 대표님.”
전화를 끊은 박시언은 마음이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이때 서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연 서찬미는 박시언이 옷걸이에 걸린 양복 점퍼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는 넋을 잃고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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