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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장

말은 이렇게 했지만 반지훈의 손놀림은 점점 빨라졌다. 두 사람은 아파트를 나와 클럽 앞까지 질주했다. 클럽 사장은 일찌감치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반지훈과 지태준은 차에서 내린 후, 황급히 다가갔다. “반 도련님, 지 도련님, 사람은 안에 잘 있습니다. 아직 가지 않았습니다.” 반지훈은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그 남자들이 룸에 들어간 후 계속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에요?” 클럽 주인은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다 알 것이다. “제기랄!” 반지훈은 욕설을 퍼붓더니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가며 물었다. “어느 룸이에요?” “여깁니다!” 클럽 사장이 문을 열어주려 했지만 반지훈이 먼저 발길질을 하며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룸 안에는 남자 몇 명이 신다정과 강금희를 둘러싼 채 술을 마시고 있었고 두 여자는 동생들에게 에워싸여 볼이 불그스름했다. “어? 반지훈과 내 동생 아니야?” 강금희가 불쑥 물었다. 신다정이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문밖에 서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두 남자가 어두운 얼굴로 룸 안에 펼쳐진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 이 두 사람도 누나가 부른 거예요?” 동생 중 한 명이 신다정에게 물었다. 신다정은 술이 반쯤 깬 것 같았다. 이 상황에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반지훈은 이미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외쳤다. “모두 내 앞에서 꺼져!” 클럽 사장이 그들에게 손짓하자 남자들은 일이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황급히 뛰어나갔다. “에이! 가지 마! 좀 더 앉아 있다가 가! 더 안 마실 거야?” 강금희가 몇 명을 다시 데려오려 하자 반지훈은 강금희를 제지했다. 그리고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이런 곳에나 놀러 오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뭐라고! 감히 누나에게 이렇게 말을 하다니! 내가 너보다 연상이야!” 술에 취한 강금희는 중얼거리며 말했다. 반지훈은 강금희를 번쩍 안아 들었다. “허튼소리 그만해! 이만 집에 가!” “웁, 동생 근력 좋네. 누나 너무 행복해.” 반지훈의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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