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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장

박시언의 표정을 본 신다정도 이내 박시언 또한 그녀와 같은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가족의 원수는 그들이 갚아야 했고 광명회가 그들의 주변 사람들에게 더 이상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 했다. 이렇게 하려면 적을 알고 자신을 알아야 백전백승할 수 있었다. 이것들은 모두 전에 허성곤이 그녀에게 알려준 도리이기도 했다. 신다정이 말했다. “시언 씨, 무서우면 이 일은 내가 할게. 처음부터 시언 씨에게 알릴 생각 없었어. 그러니 내 선택을 존중해 줬으면 좋겠어.” 박시언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그는 항상 자신만의 방식으로 신다정을 사랑했다. 그는 신다정을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 번도 신다정의 생각을 존중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세상에 ‘너를 위해서’라는 핑계로 오히려 상대방을 더 힘들게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박시언이 말했다. “알았어. 그럼 네 생각대로 해. 하지만 하나만 명심해,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네 주변 사람들... 그 누구도 기뻐하지 않을 거야.” “박 대표는 늘 생각이 많은 것 같아. 나 신다정, 꽤 이기적이야. 생사의 갈림길에 서면 당연히 생을 선택하겠지. 절대 목숨을 내걸고 뭘 하지는 않아.” “알고 있으면 다행이야.” 박시언이 말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장 비서를 시켜 한성 그룹에 날 찾아 오면 돼.” “응.” 신다정이 대답하자 허성운이 앞으로 나가더니 신다정의 팔을 잡고 뒤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박 대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신다정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허씨 가문에서 충분히 다정이의 신변 보호는 할 수 있으니까.” 박시언은 허성운을 싸늘한 눈빛으로 훑어보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바로 허씨 사택을 나섰다. 허성운은 떠나는 박시언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짜증 나.” “됐어. 좋은 뜻으로 그런 거잖아.” 신다정이 허성운을 향해 말했다. “당분간은 나도 여기에 있어야 할 것 같아. 신세 좀 질게.” “그런 것은 얼마든지 괜찮은데 지태준이...” “당분간은 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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